국민銀 ‘8·31 부동산 설명회’ PB고객 반응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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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8·31 부동산 종합대책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과 재테크 요령 등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강병기 기자
국민은행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8·31 부동산 종합대책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과 재테크 요령 등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강병기 기자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오전 9시가 지나자 고급 승용차가 줄을 이었다.

서울에 사는 이른바 ‘돈 많은 사람’들이 국민은행 주최 ‘8·31 부동산 종합대책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것.

오전 10시 시작된 설명회에 초청된 사람은 3억 원 이상을 맡겨야 가입할 수 있는 프라이빗 뱅킹(PB) 고객 220명. PB 고객 중에서도 ‘상위 10%’에 드는 사람이라는 게 국민은행 측의 설명이다.

넓은 그랜드볼룸이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은행에서 나눠 준 자료에 밑줄을 치고 강사들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심히 메모했다.

2시간여에 걸친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한 60대 여성은 “집이라고는 20년 넘게 살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한 채밖에 없는데 이걸 팔면 세금이 5억 원이라고 한다. 죽을 때까지 갖고 있어야 하는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질문이 더 나오지는 않았다.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 탓이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되자 참석자들은 ‘8·31 대책’을 화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40대 자영업자는 “메가톤급 대책이다. 역시 정부가 세다는 걸 느꼈다”면서도 “과거에 나온 대책들도 처음엔 다 그랬다. 정권이 끝나면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김종하(72) 씨는 “부동산을 처분해 노후자금으로 쓰려고 했는데 세금을 내고 나면 얼마나 남을지 모르겠다”며 “나이 든 사람에게는 가혹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중소기업 사장이라고 밝힌 최모(68) 씨를 비롯해 일부는 “가진 사람들이 보유세를 더 내야 한다. 바람직한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이어진 일대일 상담에는 20여 명이 신청해 도움말을 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여러 채 소유한 사람들로 팔아야 하는지, 처분하지 않으면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PB센터 전담 박영선(朴英善) 세무사는 “상담 고객 중에는 아파트 처분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미 증여를 마친 사람도 있었다”며 “2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6억 원 초과로 확대되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설명회 참가자 10명의 8·31 대책 평가
인적 사항한마디
박모 씨30대 전문직아파트 1채 외에는 금융자산만 갖고 있었는데 박수칠 만한 정책이 나왔다.
30대 주부강남에 아파트 1채 있다는 이유로 내는 세금치고는 너무 무겁다.
40대 직장인부동산 투기에 나라가 뒤집힐 판이었는데 잘된 정책이다.
40대 김모 씨자영업무서운 정책이지만 정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50대 의사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것.
50대 주부목표는 강남 부자들이지만 결국 서민들만 더 못살게 될 것.
60대 주부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고, 법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60대 주부이렇게 한다고 부동산 가격이 잡히겠나.
최모(68) 씨중소기업 운영가진 사람들이 보유세를 더 내야 한다.
김종하(72) 씨개인 사업부동산 처분해서 노후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나이든 사람한테는 가혹한 정책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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