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어디로 갈까” 시멘트업계 촉각

  • 입력 2005년 8월 1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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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 1위 회사로 과거 쌍용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쌍용양회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이 추진된다. 9월부터 매각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시멘트 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18일 “쌍용양회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져 자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워크아웃 졸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쌍용양회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은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워크아웃 졸업 추진

채권단은 이달 초 쌍용양회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실사를 벌였다.

실사 결과 쌍용양회의 부채비율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기 시작한 2001년 10월 1700%에서 135%로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된 것으로 평가됐다.

쌍용양회를 공동 관리하는 채권단은 조흥과 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서울보증보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분 46%를 갖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 추진과 함께 매각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9월 초 구성될 매각협의회에서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 주부터 쌍용양회 2대 주주인 일본 다이헤이요(太平洋)시멘트와 지분 매각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헤이요시멘트는 쌍용양회가 경영난에 몰렸던 외환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658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35%까지 늘렸다.

○ 시멘트업계의 ‘진로’

쌍용양회는 강원 동해시와 영월군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연간 1532만 t에 이른다. 시장점유율은 약 25%로 2, 3위 업체보다 8∼9%포인트 높다.

이 때문에 쌍용양회는 소주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에 곧잘 비교된다.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가 단숨에 주류시장 1위에 오른 것처럼 쌍용양회를 인수하면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쌍용양회 주가가 최근 거래일 기준 7일간 70%가량 급등한 이유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 주인을 찾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채권단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회사를 매각하려면 2대 주주인 다이헤이요시멘트의 지분과 함께 매각해야 하지만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쌍용양회의 덩치가 큰 것도 걸림돌이다.

자본금이 1조9000억 원이나 되는 데다 채권단이 보유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자본금이 3조 원을 넘어 감자(減資)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A 업체 관계자는 “동해시에 전용 시멘트항구를 가진 쌍용양회를 인수하면 물류비 절감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건설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덩치만 키우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양시멘트나 성신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은 아직까지 인수 계획을 세우거나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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