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광 “외국 투기자본에 맞서 국내 우량업체 지켜요”

  • 입력 2005년 1월 30일 17시 53분


코멘트
“‘토종 우량자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들겠습니다. 투자에 있어 공익성과 안전성 기준을 강화하는 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한 군인공제회의 김승광(金勝廣·사진) 이사장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집무실에서 29일 만났다.

2월 1일로 창립 21주년을 맞은 군인공제회는 16만 직업군인 회원들의 예탁금을 맡아 이들에게 이익금을 배당하고 복지사업을 벌이는 기관이다.

자산 규모 4조6000억 원, 유동자금 2조5000억 원, 최근 4년간 연간 평균 순이익 750억 원대 등 외형이 웬만한 재벌기업 못지않다.

지난해 말 크라운제과와 컨소시엄을 이뤄 해태제과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2003년 인수한 금호타이어를 2월 중 한국과 영국에 동시 상장함으로써 주식매각 대금으로 40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 한국캐피탈은 인수 후 직영하고 있고 무가(無價)신문 ‘데일리줌’, STX에너지, 칸서스자산운용 등에도 지분인수 혹은 지분투자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어발식 확장’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M&A시장에서는 외국 투기자본에 맞서 국내 우량업체들을 보호하겠다는 점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확장’은 아닙니다. 전문경영인이 들어서는 시스템도 보장돼 있습니다.”

공제회의 최대 투자처는 부동산. 이미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 등 다양한 주상복합 분양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공제회는 올해도 경기 용인시 신봉리에 1000여 가구를 공급하는 등 앞으로 5년간 수도권 아파트 분양에만 3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복합레저타운 조성에 앞으로 많은 돈을 쓰겠다. 이미 제주와 경기 여주군 등지에 골프장, 스키장, 콘도 등의 위락시설 건립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말했다. 공제회는 시장상황에 맞춰 주식투자 비율을 지난해 760억 원에서 올해 2100억 원 수준으로 늘리고 채권, 간접투자금융상품, 우량기업 지분인수 사업에 5000억 원을 들일 계획이다. 부동산과 금융투자에는 전체 운용자산의 50, 40%가 각각 할당돼 있다.

김 이사장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계속 고민하다 유전(油田) 발굴 등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국익 혹은 공익’ 모델이 성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