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금-공공요금 줄줄이 오른다

  • 입력 2004년 11월 2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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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세금과 공공요금이 많이 올라 가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공과금 부담만 늘면서 소비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늘어나는 부동산 보유세=요즘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성난 납세자들의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종합토지세가 전국 평균으로 지난해보다 28.3%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1990년 종토세가 신설된 뒤 가장 높은 인상률. 지역에 따라서는 종토세가 두 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이 같은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내년에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이미 부동산 보유세를 지속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정한 데다 올해부터 보유세를 실거래가에 가까운 국세청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은 부동산 보유세가 3배 이상 오른 곳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주택 및 토지 과다 보유자로 분류돼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될 경우 ‘세금폭탄’을 맞는 계층도 상당수에 이를 전망이다.

▽자동차는 ‘세금 먹는 블랙홀’=물건 배달에 스타렉스를 사용하고 있는 김성수씨(37·서울 구로구 구로동)는 내년에 낼 자동차세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이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에 따라 그동안 승합차로 분류됐던 7∼10인승 자동차가 내년부터는 승용차로 분류돼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 이에 따라 내년에는 동일 배기량의 승용차에 부과되는 자동차세의 33%, 2006년에는 66%, 2007년에는 100%에 각각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예컨대 올해 6만5000원인 자동차세가 내년에는 5배인 33만원으로, 2007년에는 13배로 늘어난 85만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카니발 무쏘 등 상당수 자동차가 사실상 승용차로 사용되는데도 승합차로 분류돼 세금을 적게 내왔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상당수 자영업자는 “적어도 승합차인 스타렉스의 경우 승용차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 이르면 내년부터 휘발유 대비 경유가격을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유차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공공요금=이미 11월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6.9% 인상됐다. 한국전력도 내년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준호 한전 사장은 최근 “연료비 상승 등으로 5∼6%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올해 말에 정부와 요금인상 문제를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0년 11월 전기요금을 평균 4% 인상한 뒤 지금까지 동결해 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한전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건강보험료도 매년 초에 인상돼 왔던 점에 비춰 내년에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료의 경우 2003년 8.5%, 올해에는 6.75% 인상됐다.

손해보험회사들도 내년 1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현재 자동차보험료를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기타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담배 가격도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올해 말에 갑당 500원, 내년에 500원씩 인상할 방침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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