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찍은 ‘올림푸스 성공모델’…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사장

  • 입력 2004년 10월 31일 17시 13분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은 올림푸스로 옮긴 지 만 4년 만에 일본 대기업의 등기이사이자 세계 시장 마케팅과 아시아 지역 영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외국인이자 40대 초반인 그가 보수적인 일본 기업에서 이례적으로 ‘고속 승진’한 것은 올림푸스한국의 높은 실적과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공격적 경영방식 때문이라는 평가다. 사진제공 올림푸스한국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은 올림푸스로 옮긴 지 만 4년 만에 일본 대기업의 등기이사이자 세계 시장 마케팅과 아시아 지역 영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외국인이자 40대 초반인 그가 보수적인 일본 기업에서 이례적으로 ‘고속 승진’한 것은 올림푸스한국의 높은 실적과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공격적 경영방식 때문이라는 평가다. 사진제공 올림푸스한국
《“외국인이 일본 기업에서 ‘등기 임원’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더구나 방 사장의 나이를 생각하면 더욱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방 사장은 올림푸스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개척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 올림푸스이미징(OIMC)의 고미야 히로시(小宮弘) 사장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옆 자리에 앉은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方日錫·41) 사장에 대해 이 같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림푸스이미징은 10월 1일자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일본 올림푸스 그룹의 자(子)회사로 디지털카메라 등을 생산해 올림푸스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

방 사장은 이 기업의 5명 중 한 명의 등기임원으로 세계 시장 마케팅과 미디어 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 올림푸스 아시아·중동블록 총괄사장, 올림푸스 홍콩&차이나 부회장, 올림푸스 이미징차이나 회장 등 모두 8개의 직함을 갖고 있다.

방 사장은 2000년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으로 일하다가 올림푸스에 스카우트됐다. 이후 만 4년 만에 일본 기업에서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한일 양쪽에서 모두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0년 9월 설립된 올림푸스한국의 실적은 대단하다. 설립 다음해인 200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판매대수 기준)를 차지했으며 연평균 매출액 57%, 순(純)이익 108%의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

또 ODNK라는 자회사를 세워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메모리카드인 ‘xD 픽처카드’ 생산공장을 시화공단에 세워 세계로 수출하는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같은 공격적 경영과 탁월한 성과에 발맞춰 방 사장의 위상과 발언권도 급속히 높아졌다.

그는 “85년의 역사를 가진 광학전문업체 올림푸스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스피드’와 시장중심의 경영방식이 필요해졌다. 한국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본사에 새로운 경영을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점점 더 올림푸스의 ‘내부’로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옵토 포노 컨버전스 리더’(Opto-Phono Convergence Leader)를 2005년의 비전으로 내걸었다. 렌즈교환식 전문가용 카메라 부문을 강화해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MP3플레이어 등 신규사업에 진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대응한다는 전략. 이 비전은 방 사장을 통해 세계 올림푸스의 미래 비전으로 채택됐다. 그는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저가(低價)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계속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며 순이익 중 상당 부분을 한국 내에서 신규 사업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토착화에 성공한 진정한 ‘한국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