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숍 코즈니]불황에도 ‘나홀로 호황’ 비결은?

  • 입력 2004년 8월 15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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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니는 홈인테리어 생활가전 음반 의류 등을 파는 ‘토털 라이프 스타일 숍’. 독특한 유통과 판매 전략으로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사진제공 코즈니
코즈니는 홈인테리어 생활가전 음반 의류 등을 파는 ‘토털 라이프 스타일 숍’. 독특한 유통과 판매 전략으로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사진제공 코즈니
《다양한 홈인테리어 생활가전 등을 파는 코즈니는 지난해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2년 매출(약 90억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났으니 ‘대단한 선전(善戰)’을 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도 100억원 넘게 판매했다. ‘토털 라이프스타일 숍’을 표방하는 코즈니의 약진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고, 특히 내수가 더 죽을 쑤는 현실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것이다. 7개 직영 매장 가운데 특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매장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8000여명에 이르면서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로까지 됐다.》

‘호황의 비결’은 우선 이 회사의 독특한 유통 방식.

코즈니는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오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소량으로 들여와 위탁판매를 한다. 팔리는 만큼 수수료 수익을 얻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고 유행에 맞춰 발 빠르게 상품 종류를 바꿀 수 있다.

매장 구성도 독특하다.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점포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상관없이 스타일만 맞으면 함께 매장을 꾸민다. 침대 옆에 이불뿐 아니라 인형 음반 선글라스 모자 등 스타일만 맞으면 어떤 것이든 함께 진열한다. 200여개 브랜드에서 온갖 상품을 들여오면서도 매주 매장 구성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이처럼 브랜드가 아니라 스타일에 따라 상품을 진열하기에 가능하다.

‘편안한 판매 전략’도 눈에 띈다.

이곳 직원은 손님에게 좀처럼 먼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아무리 오랫동안 이것저것 만져도 눈치 주는 법이 없다. 오히려 제품 포장을 뜯어놓고 만지게끔 유도한다. 카메라로 매장과 물건을 찍는 것도 막지 않는다. 지나친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의 심리에 착안해 ‘무관심 전략’으로 오히려 손님을 편안하게 하는 것. 이것저것 자유롭게 들추다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회사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구 기획이사(33)는 “포장을 뜯어놓고 만져보도록 하면 그 물건은 팔기 어렵게 되지만 판매량이 훨씬 많이 늘어 결국 이익”이라고 말했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을 일부러 매장 입구에 놓아 북적거리게 하는 것도 전략. 200여평의 넓은 매장에 계산대를 단 2개만 둔 것도 기다리는 줄을 길게 만들기 위해서다. 북적거리는 매장을 찾고 싶어 하는 심리를 노렸다.

음악은 시간대별로 바뀐다. 젊은이들이 많은 금요일 밤에는 나이트클럽처럼 시끄러운 음악을, 가족 손님이 많은 일요일엔 ‘건전한 음악’을 주로 튼다.

이 이사는 “매장 운영은 마치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라며 “이것저것 따지고 분석하기보다 무엇이 즐거울까를 고민하다보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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