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내년 성장률 5.3%로 올려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4시 13분


코멘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3%로 대폭 높였다.

당초 내년 성장률은 4.8%로 잡았던 KDI는 18일 '2003년 4.4분기 경제전망' 최종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세와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이처럼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5.2%로 제시했고 금융연구원 5.8%, 산업연구원5.5%, LG경제연구원 5.1% 등도 각각 5%대를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KDI는 내년 상·하반기에 각각 5.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해 경기 회복세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수출 호조 덕분에 내년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6.2%에서 9.8%로 높였으나 건설투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반영해 4.3%에서 2.1%로 낮췄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내년 상반기의 4.9%에서 하반기에 15.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을 크게 초과하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를 반영해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112억 달러에 이어 내년에도 7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3.4분기 전망치인 올해 64억 달러와 내년 36억 달러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실업률은 경기 회복에도 올해와 같은 3.4%를 유지, 일자리 문제가 내년에도 심각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실업률이 3.7%까지 올라가 일단 실업난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올해 성장률은 2.7%로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3%에도 못 미쳐 2차례의 추경 예산과 예산 조기 집행 등의 경기부양책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KDI는 올 4.4분기의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2.4%에서 3.1%로 올리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2.6%에서 2.7%로 상향조정했으나 전체 성장률은 기대이하였다.

KDI는 내년의 재정정책은 현행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재정 지출과 국민 부담을 줄이고 법인세를 1년 앞당겨 2004년 신고분부터 인하하며 대중화된 가전제품의 특별소비세를 없애거나 줄여 투자와 근로 의욕을 고취할 것을 권고했다.

금리는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정책을 유지하되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KDI는 제안했다.

KDI는 외환보유액이 올 하반기에만 200억 달러 등 연간 300억 달러(약 36조원) 이상 늘어난데 대해서는 정부가 국내 자금을 해외에 투자한 셈이어서 내수경기 위축에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는 원화 약세를 불러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내수-수출 경기 양극화의 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KDI는 재경부가 내년 재정지출 3조원 증액하려는 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경기 부양 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친다는 취지로 반대했다.

KDI는 부실 카드사 문제와 관련, 중소기업 규모의 신용카드사가 막대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암묵적 보험'과 계열사 지원에 대한 기대 등 시장 규율이 왜곡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금융시장은 당국의 감독보다는 시장 규율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따라서 신용카드사 처리 문제는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의 개입도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DI는 해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는 경제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해 고용창출을 지원하며 파견근로제와 기간제근로자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의 허용도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팀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