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미터 앞에서 우회전하세요” 텔레매틱스 확산

  • 입력 2003년 10월 6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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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텔레매틱스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 이용자가 차량내 단말기 화면을 통해 목적지에 이르는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SK텔레콤
휴대전화 텔레매틱스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 이용자가 차량내 단말기 화면을 통해 목적지에 이르는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SK텔레콤
《텔레매틱스란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위치 및 지리정보 등을 알려주는 첨단 무선데이터 서비스. 길 안내나 지리정보 검색 등 편리한 기능에 힘입어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전화, 전용단말기 등 정보기기를 활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휴대전화 덕분에 자동차가 똑똑해졌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를 결합한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의 대중화로 운전이 편리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휴대전화 텔레매틱스는 휴대전화기만 있으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대중형 서비스로 인기가 높은 방식. 차량용 컴퓨터와 모니터 등으로 구성된 고가의 내비게이션 장비에 비해 설치비가 저렴한 데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길안내 서비스 기능도 갖춘 것이 장점이다.

휴대전화 텔레매틱스는 최근 들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와 핸즈프리 등 따로 설치해야 했던 주변기기들을 생산단계에서 차체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SK텔레콤이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와 손잡고 SM5 시리즈용 선택사양으로 선보인 차량일체형 ‘네이트 드라이브 시스템’이 바로 이 같은 ‘2세대 방식’ 제품이다. 달라진 휴대전화 텔레매틱스는 어떤 모습인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쾌적해진 실내 환경=내장형 ‘네이트 드라이브’가 이전 방식과 다른 것은 무엇보다 차량 내부가 깔끔해졌다는 점. 대시보드 위에 설치했던 휴대전화 거치대와 차량용 단말기 등을 차량 내에 잘 수납했기 때문이다.

핸즈프리 및 GPS 데이터처리기능을 지닌 차량용 단말기는 오디오 형태로 모습을 바꿔 대시보드 안에 설치돼 있었다. 덕분에 휴대전화 액정화면 대신 4.9인치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화면을 통해 지도 정보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 거치대는 운전석 옆 콘솔박스 안으로, GPS 수신기는 보닛 안으로 들어갔다. 또 휴대전화기, 차량용 단말기, GPS수신기를 연결하는 모든 배선도 안 보이게 처리돼 실내 환경은 한결 쾌적해졌다.

▽음성안내에 따라 지도를 보면서 주행=시운전 코스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북악산 팔각정에 이르는 길을 잡았다. 네이트 드라이브 서버에 접속한 뒤 목적지를 ‘서울’ ‘팔각정’순으로 말하자 4∼5초 만에 경로가 탐색돼 단말기로 전송됐다. 안내가 시작돼 차량을 출발시키자 단말기 화면에 차량 위치와 주행 경로가 나타났다.

교차로 앞에서는 “600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식의 음성안내와 함께 방향지시 화살표가 화면에 떴다. 길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목적지에 이르는 경로가 수정됐다. 하지만 북악스카이웨이로 접어들면서 산세가 깊어지자 위성신호를 받지 못해 접속이 끊기는 현상이 가끔 나타났다.

▽설치비와 이용료는 얼마=차량 내장형 네이트 드라이브의 설치가격은 99만원. 설치비 외에 경로를 안내받을 때마다 음성안내 이용료(회당 1000원)와 무선인터넷 요금을 별도로 내야한다. 요금제는 월 2만원짜리 프리미엄 서비스와 월 9000원짜리 라이트 서비스 2가지. 프리미엄 서비스는 제한 없이, 라이트 서비스는 8회까지 음성안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간에 접속이 끊어져 다시 안내를 받으면 매번 요금을 내야 하므로 통신상태가 나쁜 곳에서 여러 차례 접속을 시도할 경우 이용료가 오르는 단점이 있다. 정치익 SK텔레콤 LDS&텔레매틱스 사업팀 과장은 “무선인터넷 요금은 kB당 5원으로 서울에서 서울 시내 경로를 전송받을 때는 통상 10원 정도 든다”고 설명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휴대전화…PDA…전용단말기…장비선택 다양 가격 천차만별▼

카나스의 텔레매틱스 단말기 ‘카비’.

‘어떤 장비가 좋을까?’

텔레매틱스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장비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길 안내나 지리정보 검색 등 편리한 텔레매틱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정보기기가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전화, 전용단말기 등으로 다양해진 덕분이다. 어떤 장비를 쓰느냐에 따라 텔레매틱스 시스템의 기능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비싼 제품을 사기보다는 용도와 기능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살 것”을 추천했다.

PDA용 텔레매틱스 아이나비 메이트.

▽PDA형 텔레매틱스=이미 PDA를 쓰고 있는 운전자라면 가장 저렴하게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방법. PDA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를 연결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깔면 경로탐색이나 지리정보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위성 수신기는 PDA 본체와 케이블로 연결하는 외장형과 본체에 바로 끼워 쓰는 일체형이 있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시리즈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일체형은 64만5000원, 외장형은 42만9000원.

▽전용 단말기=텔레매틱스용 전용단말기는 차량용 오디오처럼 대시보드에 설치해 쓰기 때문에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현대오토넷, 카나스, 현대모비스 등의 업체들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엑스라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라디오, TV, CD플레이어, MP3, 인터넷, 음성 e메일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장착비를 포함해 240만원. 카나스는 60만원대의 모니터 일체형 보급형 제품을 시판했다.

▽휴대전화 방식=대부분의 운전자가 보유한 휴대전화기를 텔레매틱스 단말기로 활용하는 방법. 지리정보를 서버로부터 다운로드하기 때문에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길 안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음성명령 기능을 갖춰 편리하지만 전용 단말기나 PDA에 비해 시각 정보가 적고 휴대전화기를 매번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길 안내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별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운전자가 따로 설치할 수 있는 외장형 SK텔레콤 네이트 드라이브키트의 가격은 15만원.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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