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금융기관 대형화로 中企대출 위축 우려"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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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금융기관이 대형화되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금융그룹화의 영향과 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합병을 통한 금융 그룹화가 진전될수록 금융 산업의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며 대형 금융기관의 시장 지배력도 강화돼 금융기관 사이의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지주회사를 통한 계열화 등의 형태로 대형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화만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며 소규모 틈새시장에 주력하는 지방 전업 은행의 존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총재는 “합병으로 인해 대형화된 금융기관들이 대출 자산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합병된 금융기관과 거래하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경향을 보여 금융 산업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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