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체감경기 갈수록 악화…소상공인 "경기지수 2년만 최저"

  • 입력 2003년 5월 22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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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小)상공인의 체감 경기가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 일반 봉급생활자의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할인점 매출도 부진해 ‘서민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9인 이하 종업원을 둔 소상공인들의 4월 체감 경기실사지수(BSI)가 65.2로 중기청이 조사를 시작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22일 밝혔다.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실사지수는 작년 4월 115.4였으나 올 1월 81.6, 3월 68.4 등으로 최근 가파르게 떨어졌다.

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경기가 좋고 낮을수록 경기가 나쁨을 나타낸다.

정명식(鄭明植) 중기청 소기업과장은 “전국 250만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경기는 서민들의 체감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26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자금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27.3%가 자금난 때문에 봉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기업은 10.8%에 그친 반면 42.4%가 자금 위기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경기침체와 SK글로벌 분식회계, 카드채 파문 등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진 때문으로 기협중앙회는 분석했다.

할인점 매출의 위축은 서민경기 전반의 침체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의 올 4월 매출액은 작년 4월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초 기대했던 5∼10% 성장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올 2월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4%나 낮아지기도 했다.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인들은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서도 어둡게 내다봤다.

중기청의 경기조사에 응한 소상공인 990명 가운데 88.2%는 5월 이후에도 경기가 더 나빠지거나 현상 유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숙박 음식점 운수 창고, 지역별로는 대구 부산 전북 등의 체감 경기가 특히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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