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납품 줄세우면 주가보여요"

  • 입력 2003년 4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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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한 공급 물량 증가로 실적 모멘텀 발생, 관심 요망.’

최근 동양종금증권이 코스닥 등록업체인 태산엘시디를 ‘유망종목’으로 매수 추천하며 덧붙인 내용이다. 탄탄한 대기업을 주 납품처로 붙잡고 있는 한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이처럼 정보기술(IT) 관련 장비와 부품 생산 중심인 코스닥 기업 상당수를 대기업 밑으로 줄을 세워볼 수 있다. 그 라인의 출발점인 대기업의 투자계획 등은 밑에 늘어선 코스닥 기업들의 전망을 가늠케 하는 지표가 된다.

▽‘거인’ 기업 밑으로 줄을 세워라=현대증권 오성진 스몰캡 팀장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등 대규모 기업에 기대고 있는 기업이 코스닥 시장의 절반에 이른다”며 “투자에 앞서 매출 라인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는 신성이엔지, 주성엔지니어링, 원익, 아토 등의 회사가 관련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휴대전화 부품 부문으로는 유일전자, 피앤텔, 인탑스, KH바텍 등을 들 수 있다.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관련 기업들은 최근 삼성전자의 설비 투자 증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TFT-LCD 5세대 라인설비 등에 대한 투자 금액을 연초보다 90.7% 증가한 1조6400억원으로 늘릴 계획. LG필립스와의 설비투자 경쟁도 본격화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영업실적이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설비투자 초기에는 에스에프에이, 오성엘에스티 등의 설비 및 장비업체가 바빠지고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 파인디앤씨와 태산엘시디 등 부품, 재료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밖에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SK텔레콤 아래로 파인디지털, 윌텍정보통신, 기산텔레콤 등이, 한국통신 밑으로는 이스텔시스템, 삼우통신, 네오웨이브 등이 경쟁을 하고 있다.

▽‘줄서기’의 위험 극복이 관건=‘거인’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 그 밑으로 줄을 선 기업들도 허리를 펼 수 있다. 주가에서도 LCD 관련 기업들은 지난주 삼성전자의 투자확대 방침에 따라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형 매출처를 갖고 있다는 점은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경쟁관계나 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공급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 영업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

삼성전자의 경우 2개 이상의 업체로부터 동시에 부품을 공급받아 경쟁을 시키는 ‘복수 벤더’ 형태를 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기업 사이에서는 끊임없이 기술 경쟁을 벌여야 하는 긴장감이 유지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함께 매출처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코스닥 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바른전자는 삼성전자에 플래시메모리카드를 단독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매출구성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유일전자도 올해부터 삼성전자 외에 모토로라에 휴대전화 키패드를 납품하고 있다.

TFT-LCD 관련 코스닥업체
구분주매출처
삼성전자LG필립스
설비신성이엔지신성이엔지
장비에스티아이, 에스에프에이, 오성엘에스티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한양이엔지, 파이컴, 유니셈
재료피케이엘, 테크노세미켐, 동진세미켐LG마이크론, 테크노세미켐, 동진세미켐
부품태산엘시디, 우영, 파인디앤씨, 인지디스플레, 하이쎌레이젠, 엘앤에프, 우영, 파인디앤씨, 우리ETI, 하이쎌
자료:대신증권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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