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본부 폐지' 발언에 재계반발

  • 입력 2003년 1월 2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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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인수위 관계자의 '구조조정본부 폐지 유도' 발언에 대해 경제계는 "기업의 조직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지나친 권력 남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직후에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정부가 시장 시스템을 벗어나 사기업의 경영조직까지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권고했다"면서 "잘 하고 있는 기업분야는 제발 좀 놔두고 공기업과 정부조직이나 효율화할 방안을 찾으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金奭中) 상무는 "기업의 조직까지 정부가 붕어빵 찍듯이 좌지우지 하려는 것은 문제"라면서 "기업이 환경팀을 신설하면 그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구조본은 기업이 필요에 의해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며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씨티그룹 등 해외 대기업들도 모두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모 그룹 구조조정본부의 임원은 "구조본은 산업의 수직 계열화나 장기 전략 설정 등을 통해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순기능이 있고 한가지 역기능이 있다면 그 역기능을 시장시스템이나 다른 제도를 통해 바로잡아야지 구조본 자체를 폐지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조조정본부란: 그룹의 종합기획실 또는 비서실의 후신으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 아래 새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삼성 LG SK 한화 등 많은 계열사들을 거느린 그룹에 있으며 업무는 과거 기획실이나 비서실과 비슷하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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