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재계 5대 관전포인트]'격변의 해' 공격경영 불붙나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23분


새해, 재계에선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올해 재계 안팎에는 숱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DJ정부의 임기 말인 데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재계 앞에 놓인 도전은 만만치 않다. 올해 눈여겨볼 재계의 ‘5대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본다.

▽정권 말, 재계의 반격〓정권의 잔여임기와 재계의 발언권은 반비례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경험이다. 현 정부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미 작년부터 눈에 띄게 힘이 빠진 정부를 상대로 재계의 목소리는 높아져 왔다.

연말 대선을 앞둔 올해엔 재계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부가 어느 정권보다 철저하게 ‘재벌개혁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에 재계는 지난 4년 동안 쌓였던 감정을 털어내려고 할 것이다. 작년부터 규제완화 주장과 함께 재벌개혁에 반발하고 있는 것은 재계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걸 뜻한다.

게다가 다수당인 야당이 법인세 인하 등 재계 논리를 옹호하고 있다. 재계로선 그만큼‘정치적 공간’이 넓어진 셈이어서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K, 재계 리더로 떠오를까〓“연습은 끝났다.” 2001년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게 오랜 ‘인고의 세월’을 끝내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 한 해였다. 많은 이들의 우려를 씻어내고 현대차 경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현대가의 적통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할 수도 있게 됐다.

그렇다면 다음은? 자연스레 그와 전경련 회장을 결부시키는 시선이 두드러질 것이다. ‘MK 추대설’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자의반타의반으로 고사해야 했던 과거와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 눈치를 볼 이유도, 회사 걱정도 훨씬 덜하다. 몇 가지 정황도 그의 ‘등극’을 점치게 한다. 작년 6월 2년 만에 전경련 회의에 나온 뒤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는 점이나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이 “4대 그룹 오너 중에 전경련 회장이 나와야 한다”고 운을 뗀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인 듯하다.

그가 과도기인 김각중 회장 체제를 이어받아 전경련 회장이 된다면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현대의 오너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리더에 오른다는 점이다. 또 70, 80년대 전경련 회장을 지낸 아버지(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한때 해체론까지 나왔던 전경련 위상의 회복과도 연결된다.

▽SK 도약 주목〓올해 재계의 다크호스는 SK다. 다른 기업들이 신중, 내실, 축소 등을 내세운 새해 경영계획에서도 유일하게 ‘공격경영’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마이너리그급’ 5위였던 SK는 최근 몇 년간 착실히 성장해 어느덧 메이저리그의 한 축으로 올라서 있다. 전문경영인과 오너간 황금 분업 체제가 일궈낸 경영실적에서 비롯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어느 그룹보다 성장세에 탄력이 붙어 있다. SK가 ‘말’처럼 질주할지 눈여겨볼 일이다.

▽오너 경영권 위축될까〓삼성전자 이사회에 대한 배상 판결로 오너의 경영권에 대한 견제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맞서는 재계의 방어도 그만큼 거세져 공방이 치열해지게 됐다. 특히 4월에 도입될 예정인 증권 분야 집단소송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재계, 시민단체가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경영구조의 변화〓작년 말 인사에서 상당수 그룹들은 후계체제를 본격화했다. 후계 작업에 신중했던 재계는 정권의 임기말이 다가오면서 그간 미뤄왔던 후계구도를 점차 가시화하는 움직임이다. 롯데 신격호 회장-신동빈 부회장 등 2, 3세들의 승계작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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