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D램값 반등 하이닉스 살릴까…잇단 호재 낙관론 '솔솔'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58분


하이닉스반도체에 회생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속단하기 이르긴 하지만 분위기는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져 있다. 주가도 4일 만에 52%나 폭등했다.

지난해 최고치에 비해 20%에 불과했던 D램 가격이 최근 급반등세로 돌아섰고 자회사인 현대큐리텔을 제값에 매각키로 하는 등 계획했던 자구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구미공장 반도체 설비매각 건도 곧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128메가 SD램 현물시장 가격이 2.5달러 정도까지 오르고 설비매각도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하이닉스가 내년 하반기에는 산업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펴기 시작했다.

▽관건은 D램 시장〓하이닉스의 D램 생산비중은 70% 정도. 128메가 SD램 제조원가는 3.2∼3.5 달러 수준이다.

제조원가에는 금융비용과 감가상각액이 1달러 정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2.5달러 정도면 하이닉스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의 제품가는 최고 1.85달러. 채권단의 채무조정으로금융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 D램 가격이조금만더오르면 자체 힘으로 유동성위기를극복할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번 가격 폭등세가 언제까지 계속되느냐 여부. 메리츠증권 최석포(崔錫布) 연구위원은 “중소 PC업체나 모듈업체가 만드는 수요에 대형 PC업체의 D램 수요가 가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가격상승을 대세로 보긴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다만 하이닉스가 채권단의 도움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저가 판매를 중단, 시장의 질이 좋아진 것과 대만 파운드리업체(설계는 않고 주문을 받아 생산만 하는 업체)의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자구계획은 순항〓자회사와 설비매각은 전인백(全寅伯) 하이닉스 부사장의 지휘 아래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 자회사인 현대큐리텔을 1600억원에 매각키로 합의한 데 이어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도 국내외 업체들이 인수경쟁이 치열해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부사장은 “자구노력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내년 1조2000억원의 설비투자를 마무리하면 핵심라인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비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비중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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