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한생명 매각… 한화-美메트라이프 각축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33분


대한생명 매각이 한화그룹과 미국 메트라이프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인수가격으로 약 9000억원을 제시했고 메트라이프는 이보다 적은 금액을 써냈다. 정부는 지금까지 대한생명에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인수가능성이 높은 기관이 한달 동안 자산부채정밀실사를 벌여 최종가격을 써내도록 한 뒤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2일 “대한생명 공개경쟁입찰을 10일 마감한 결과 한화그룹과 메트라이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일본 오릭스그룹 및 미국 또는 유럽의 생명보험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한화와 외국생보사가 공동경영을 맡기로 했다.

인수자금은 5(한화) 대 4(오릭스) 대 1(외국생보사)의 비율로 분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증권과 보험을 주축으로 한 금융그룹으로 변신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어 대한생명 인수에 매우 적극적이다. 다만 과거 한화종금이 부실경영으로 문을 닫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한화는 대한생명이 자산으로 갖고 있는 63빌딩과 신동아화재 지분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메트라이프는 최순영 전 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98년 6월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나 대한생명 실사과정에서 엄청난 부실을 발견해 인수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메트라이프는 총자산 3022억달러(2000년말 현재) 규모의 초대형 미국 생명보험사로 4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89년 현지법인 형태로 국내에 진출해 보험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 체제가 지속되면서 대한생명이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보장성상품의 역마진이 커지고 있어 정부가 실제로 받는 매각대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은 올 4∼9월중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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