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CEO]씨씨케이밴 이동욱사장

  • 입력 2001년 4월 24일 19시 21분


“아무 때나 전화하는 습관정도죠.”

기존 신용카드조회기와 달리 신용카드는 물론 현금카드와 IC카드 등을 쓸 수 있는 복합조회단말기 ‘C―check’를 개발, 부가가치통신망(VAN)시장에 ‘풍운아’로 떠오른 ㈜씨씨케이밴 이동욱(39)사장의 말이다.

폭발적 성장을 가능케한 장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뜬금없기조차 한 이같은 대답은 그러나 곱씹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하는 맛이 있다.

“모든 지불가능한 수단을 생각해 내는 것. 여기에 승패가 달린 벤처기업에서 시간 장소의 제약따윈 없습니다.”

직원들이 곤히 잠든 새벽녘에라도 ‘VAN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전화기를 잡는다. 24시간 365일 사장과 ‘핫라인’을 열어둬야하는 직원들로서는 불평이 나올만 한데도 사정은 딴판이다.

“다른 VAN사업자들이 2년안에 달성할까말까한 월 조회건수 100만건을 우리는 불과 5개월만에 이뤄냈습니다.”

새벽 2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사장이 밤낮으로 일하는데다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니 직원들로서는 일할 맛 난다는 소리다.

실제 씨씨케이밴은 지난해 1월 설립 이래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 모든 신용카드사와 한빛 주택 신한 제주은행 등 4개 은행과 업무제휴를 맺었다. 또 다른 시중은행들과도 업무제휴를 맺기 위해 협상중에 있다. 신용카드 결제율이 가장 높은 주유소를 집중 공략할 계획으로 SK LG 현대정유 등에 업무제휴를 추진중에 있다.

“이 단말기를 쓰면 현금카드로 대금을 지불할 수 있고 조회나 계좌이체 등이 자유롭습니다. 신용카드 역시 결제수준을 넘어 서비스조회,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죠.”

기존 VAN단말기(신용카드조회기)가 신용카드 가맹점과 카드사의 호스트 컴퓨터 사이에 카드 사용을 승인하고 결제하는 수준이라면 C―check는 현금입출금만 안될뿐 사실상 작은 ‘무인자동지급기(ATM)’에 가깝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미래 결제수단인 IC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어 시장가치는 충분하다고 이사장은 자신했다. 이미 주문받은 3만대를 포함, 올해안에 7만대의 단말기를 공급할 계획인데다 수원 춘천시 등 IC카드형 전자화폐서비스를 추진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단독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사업이 순항중이기때문.

“이 상태대로면 연말에는 최소 150억원 정도의 매출이 가능하고 손익분기점도 올해 안에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씨씨케이밴의 수익모델은 가맹점이나 고객이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내는 수수료를 일정 비율로 받는 것. 고객이나 가맹점이 더 싸게 수수료를 내고 더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니 모두에게 이득인 ‘윈―윈구조’라는 게 이사장의 설명이다.

서울대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학 등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26살인 87년 투자자문회사인 L&K투자연구소에서 일을 시작한 ‘패기만만한’ 이사장은 그러나 말을 아끼는 부분이 하나 있다.

자신이 박정희대통령때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이후락씨 막내아들이라는 사실. 그리고 씨씨케이밴에 SK텔레콤(15.2%) 현대산업개발(6.9%) 현대정유(5.7%) 코오롱상사(4.5%) 등 쟁쟁한 회사들이 대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배경과 재벌 2세들과 인연을 굳이 말하려하지 않는 것이다. 자칫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 때문.

이사장은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며 사업성과 경영성과만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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