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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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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평일에는 영업시간이 지나더라도 은행업무를 보는 점포가 등장하면서 은행간 경쟁이 ‘영업시간 파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2일부터 경기 분당지점에서 일반 은행업무 시간 외에도 평일의 경우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업무를 보는 나이트(night)뱅킹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휴일과 주말에도 문을 열고 업무를 보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휴일 은행개점은 입출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재테크 상담’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 존 블랜손 HSBC 한국대표는 “분당지역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낮 시간에 직장출근 등으로 제대로 은행업무를 볼 수 없는 샐러리맨과 맞벌이 부부가 많다”며 “이들이 퇴근 후나 휴일에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휴일개점 은행의 서비스 범위는 예금과 대출상담 및 대출서류 접수 등. 창구에서 예금의 예치 및 인출은 불가능하며 자동화기기를 이용해야 한다. HSBC는 점차 휴일에 문을 여는 점포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2일부터 4월 말까지 주중에는 오후 4시반부터 6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 전 영업점의 업무를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업무시간에 대출 및 예금상담과 재테크 카운슬링 등을 받을 수 없는 샐러리맨을 위해 업무시간을 연장했다”며 “창구 입출금은 안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영업시간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분당지역은 HSBC와 씨티은행이 아파트 주민들을 주축으로 한 소비자금융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는 곳으로 금융권에서는 HSBC가 시장선점을 위해 이 같은 강수를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은행 이헌주 차장은 “아파트촌 및 인구밀집지역의 경우 국내 시중은행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가 일각에서는 근무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