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동기식 반드시 포함" 업계 희비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8시 36분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가’

정보통신부가 차세대 휴대통신 IMT―2000 기술표준과 관련, 동기식 사업자를 1개 이상 유도하기로 정책방향을 급선회하면서 관련 업계에 정부 정책변경에 따른 유·불리 논쟁이 일고 있다.

사업권 신청사들은 사업권을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나눠 고르겠다는 정부의 동기유도 정책 전환으로 기술표준 논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판단, 일단은 비동기 고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그러나 3개 사업자 모두 비동기로 신청할 경우 1개 사업자는 탈락할 수밖에 없고 사업계획서 마감을 보름여 앞두고 정통부의 개입이 본격화할 것이란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SK텔레콤 ‘흐림’, LG ‘맑음’〓SK텔레콤은 그동안 정통부와 마찰을 빚어온 당사자라는 점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NTT도코모와의 40억달러 외자유치 협상,동북아 진출 등 현안이 걸려있어 비동기식을 강행한다는 입장.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비계량 평가가 100점 만점중 83점을 차지하는 사업권 심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통신은 비동기식에서 탈락하면 해외투자유치 협상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점을 들어 대주주인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탈락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이지만 정부와의 관계상 어쩔 수 없이 동기식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두렵다.

LG의 경우 비동기식에는 강점이 있는 만큼 진검승부를 벌여도 1등도 자신있다는 분위기.그러나 SK와 한통이 동기식으로 바꿔 홀로 비동기식을 채택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다.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최대 수혜자는 사업자가 아니라 장비제조사인 삼성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결과만 보면 삼성전자는 국제 경쟁력과 소비자 편의 등을 내세워 비동기를 고집해온 사업권 신청사들에 맞서 IMT―2000시장에서도 동기식 몫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로써 그간의 CDMA시장은 물론 2조원대의 2.5세대(IS―95C)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최소 10조원대의 미래 수입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민편익과 산업의 균형발전〓정부는 동기식 사업권 배정의 이유로 ‘국민의 편익과 산업의 균형발전’을 들었지만 실제로 그럴지는 미지수다.동기식과 비동기식을 혼용하면 중복투자가 불가피하고 내수시장의 규모도 작아지는 문제가 따른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도 “이에 대한 평가는 3년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업권 신청사들은 “장비업체는 물건 팔면 그만이고 정부도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것이므로 결국 사업실패에 따른 부담은 사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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