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7조에 성과급 겨우 150%, 삼성전자 짠돌이 경영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1분


올해 7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려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오히려 ‘구두쇠’ 경영을 하고 있어 화제다.

삼성전자는 최근 직원들에게 ‘생산성 인센티브’로 월급여의 1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올해 사상 최대 영업 성과로 내심 두둑한 돈봉투를 기대했던 직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 삼성전자는 대신 연말에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달력조차 만들지 않는 등 ‘구두쇠’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7조원 안팎. 1·4분기(1∼3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가 넘는 1조5957억원의 순익을 냈고 상반기(1∼6월) 순이익은 작년 연간 순이익인 3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 사내 유보도 6조∼7조원에 이를 정도의 자금 여력을 갖고 있다.

삼성측은 공식적으로는 설비와 연구개발 투자, 부채비율 축소 등 회사를 내실화하는 데 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도 자금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삼성전자가 미리 현금확보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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