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승 5월에도 둔화…생산-가동률 완만한 증가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로 본 경기상승 속도의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향후 경기동향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의 전년동월비가 작년 9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나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20.0% 증가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의 76.3%에서 81%로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5월은 작년보다 조업가능일수가 하루 많은데다 4월 자동차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보전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이 늘어 실제 증가율은 완만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같은 비경기적 요인을 빼면 생산증가율은 18.5%,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9.6%로 낮아진다.설비투자 증가율은 32.4%로 수치 자체는 높지만 3월(50.5%), 4월(40.6%)에 이어 증가폭은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도 5월중 14.3%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4월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의 판매이월 효과와 6월 유가인상에 대비한 석유류 도매판매 증가 등을 감안하면 연초처럼 활발한 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선행 종합지수 전년동월비는 5.6%로 전달보다 2.1%포인트 낮아져 작년 9월 이후 8개월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상승 국면이 통상 3년 정도 계속된 전례를 감안할 때 경기상승세가 1년을 갓 넘긴 상황에서 국면이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통계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경기가 정점에 도달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2, 3개월 더 지켜봐야 정확한 추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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