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그룹 7월분리 확정…기아自-정공-캐피탈등 4개사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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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등 4개사로 이뤄진 현대차 소그룹이 7월부터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계열분리된다.

현대차는 17일 오전 정몽구(鄭夢九)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계열분리 계획을 확정했다. 당초 자동차 소그룹으로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던 인천제철과 현대강관 등 철강업종은 그룹에 그대로 남게됐다.

▽자동차 소그룹의 미래〓계열분리로 현대차는 ‘자동차 전문그룹’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 자동차 소그룹은 지난해말 현재 매출액 24조원, 자산 28조원으로 재계 7위 수준. 98년 3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차는 지난해 420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기아차도 지난해 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2월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등 경영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현대측은 계열분리를 계기로 외국 주요 자동차업체와의 제휴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은 이달중에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과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자동차 소그룹 지분을 서로 정리하고 다음달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신청을 낼 계획이다.

자동차 소그룹은 소그룹내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 소그룹은 현대정공이 현대차의 대주주, 현대차가 기아차의 대주주, 기아차는 현대정공의 대주주가 되는 순환 출자 형태를 갖추고 있다.

▽철강 업종은 왜 제외됐나〓인천제철은 당초 독자적으로 계열분리할 방침이었으나 공정위가 브레이크를 걸면서 문제가 꼬였다. 채권단이 29%로 최대 지분을 갖고 있지만 19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져있어 14.1%를 가진 현대측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 공정위는 현대전자 현대차 정몽구회장 등 3대 대주주 가운데 어느 한 쪽의 지분을 해소해 채권단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11.6%)보다 낮춰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측은 인천제철의 주가가 장부가를 크게 밑돌고 있어 매각손실이 크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인천제철을 자동차 소그룹으로 편입해 분리하는 안이 대안으로 부상했으나 내부적으로 지분 정리가 안된 상태에선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난번 그룹 경영권 분쟁에 이어 정몽구회장과 정몽헌(鄭夢憲)회장 형제가 다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몽헌 회장이 ‘1라운드’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불씨가 남아있다고 판단, 철강 업종을 통째로 정몽구 회장에 넘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철강 업종을 제외한 것은 오로지 자동차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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