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벤처 투자자에 위험 떠넘겨"…美포천誌 비판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무분별한 편법 축재로 인해 기업윤리가 소멸됐다.”

전세계적인 인터넷 열풍의 진원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벤처기업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은 20일자에서 “많은 벤처기업 경영인들이 자신을 기업 경영자로 여기기보다 기업 공개를 통해 단기간에 큰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투자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즉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경영인들도 주식 시장에서 인기 종목으로 부상될 수 있는 사업구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를 위해 타인의 지적 재산을 훔치거나 종업원을 속여 스톡옵션을 가로채기까지 한다고 포천지는 전했다.

포천지는 “이같은 벤처 경영인들의 그릇된 경영은 무지한 투자자들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눈에 기업내용이 좋아 보이도록 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는 것.

예컨대 어느 기업은 다른 벤처기업과의 교환 거래를 통해 서로 매출을 부풀렸으며 또 다른 한 인터넷업체는 자사 홈페이지의 외견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너 광고를 광고료를 받고 게재해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자신의 돈으로 광고를 사서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 공개를 통해 큰 부를 축적한 뒤 투자 위험은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전가해 버린다고 포천지는 지적. 자사의 이름값을 높여 검증도 안된 기업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팔아먹는 꼴이라는 셈이다.

포천지는 “최근 경기 급상승으로 거품이 생겨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숙고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벤처기업의 비윤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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