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현주소/전문가 조언]조동철-이한구씨

  • 입력 1999년 5월 16일 20시 37분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경제가 좋아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경제기초, 즉 펀더멘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인플레 압력이 당장은 없겠지만 얼마 안 있어 현실화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다. 경기가 충분히 올라가고 있는데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경제에 거품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되면 외환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이제는 물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물가가 올라가면 모든 게 무너진다. 최근 임금이 올라가고 부동산도 들썩이는데 좋지 않은 징조다.

한마디로 경기회복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지금 같은 회복 속도가 2·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 다만 정부는 섣불리 움직여선 안된다.

조동철

제2금융권 구조조정, 은행권의 부실채권정리, 재벌의 구조조정 등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이 과제가 본격적으로 착수되면 경기회복속도가 진정될 것이다. 제2금융권 몇개를 퇴출시키면 자금이 막혀 경기가 진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과제가 안되고 있다보니 전반적으로 붕 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내수증대에 나서는 등 경기를 너무 띄우고 있다.

구조조정이 되기 전에 과도한 경기회복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 지금은 소비만 과열돼 있는 상황이다. 투자를 3년째 안하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신제품이 없어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을 낳는다.

소비의식이 과열되면서 근로자도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의 경기상황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내년이면 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수단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한구<대우경제硏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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