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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23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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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자동차 전자 건설 중공업 금융서비스 등 5개 주력업종의 독립 소그룹화 시기도 앞당겨 당초 2001년이었던 자동차는 내년까지, 2005년으로 잡았던 4개 업종은 2003년까지 그룹 분리를 마무리해 그룹을 사실상 해체할 방침이다.
현대 박세용(朴世勇)구조조정본부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대대적인 ‘계열사 세일’〓현대는 계열사 13개를 연말까지 매각할 계획이다. 박본부장은 “특히 이 가운데 자산 1조원 이상 대형 회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는 현재 외국 업체들과 활발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매각 실적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시화될 전망.
박본부장은 매각대상 계열사에 대해서는 “종업원의 동요 등을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인천제철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정유가 ‘매물 리스트’에 오른 건 주목할 만하다. 주력업종에서 빼기로 한 화학부문의 핵심인 현대정유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조카 몽혁씨의 몫으로 분류됐던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몽(夢)자’ 2세들도 결코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채 200% 문제 없어”〓현대는 그룹의 자금사정에 대한 주변의 불안을 해소하느라 특히 고심했다. 현대의 계획으로는 올해 구조조정작업이 완료되면 그룹의 부채는 현재 79조2천억원에서 45조4천억원으로 줄어 부채비율을 199%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기아차와 LG반도체 인수로 17조원의 부채를 더 떠안는 바람에 우량 계열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