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안 의미]그룹자금줄「조선」도 내놔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47분


19일 발표한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은 종합상사 자동차 증권과 함께 그룹 4대 ‘몸통’으로 간주돼온 조선사업 부분의 매각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김우중(金宇中)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계열사 10개 축소’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공업내 지게차 공작기계 부문 등의 매각방침은 밝혔지만 최근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조선부문 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측근들에 강조해왔다.

재계가 추산하는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매각대금은 최소한 30억달러. 가격 및 설비능력에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일본 미쓰이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조선업계가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회장이 이날 밝힌 구조조정 계획중엔 대우중공업 자동차엔진 공장의 매각이 포함돼 있어 구조조정의 ‘강도’를 느끼게 한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우는 당초 대우중공업 자동차사업 부문을 대우자동차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대우자동차의 외자유치가 지지부진하자 해외매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풀이.

김회장은 최근 미국 GM과 자동차 지분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대우측이 생각하는 가격대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을 GM이 고집해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가 조선 등 핵심사업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정부의 다각적인 압박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소계열사 매각으로는 더 이상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

강봉균(康奉均)청와대 경제수석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주 초 잇따라 ‘5대재벌 중 현대와 대우가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22일엔 채권은행단의 제재조치가 공식 결정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대우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대우의 차입여건은 특단의 대책 없이는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었던 것.

대우 관계자는 “김회장이 14일 강수석과 이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침을 통보했고 16일 장병주(張炳珠)㈜대우사장이 금감원을 찾아가 조선부문 매각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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