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플라자]디지털캐스트-메디켐스 투자 결실

  • 입력 1999년 3월 9일 19시 04분


작년 세계 최초로 차세대 디지털휴대용 MP3플레이어를 개발, 벤처업계의 총아로 떠오른 ㈜디지털캐스트. 97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시작한 이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기까지의 배후에는 이른바 ‘엔젤’투자가의 큰 힘이 있었다.

공인회계사 출신 사업가 김준수씨(金駿洙·42·인터월드사장)가 그 주인공.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고 있는 김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디지털캐스트 황정하(黃鼎夏)사장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전해듣고 선뜻 3억원을 내놓았다. 그리곤 회계사로서 자신의 경험을 살려 회계 등 관리분야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금과 경영에서 어려움을 겪던 디지털캐스트에게 김사장은 그야말로 ‘천사’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1년만에 거둔 이익은 10억원. 미국의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사가 디지털캐스트의 기술력을 인정, 지분100%를 40억원에 인수함에 따라 지분30%를 갖고 있던 김사장은 13억원을 받았다.

김사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엔젤투자를 시작했는데 의외로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큰 돈을 벌었다”며 “앞으로도 투자대상 벤처기업을 적극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호흡을 통해 위염 위암 등을 진단하는 호흡분석기 ‘헬리뷰’를 개발한 ㈜메디켐스 역시 엔젤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있는 벤처기업.

창업 1년반만인 최근 시제품 테스트를 끝내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이 회사에는 무한엔젤클럽 소속 회원 6명이 2억원을 투자했다. 회원 중에는 사업가 대학교수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원도 엔젤로 참여해 자금지원은 물론 경영이나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외국업체들이 1억원이상의 고가로 판매하고 있는 이 의료기기를 3분의 2수준 가격대로 개발,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한엔젤클럽 간사를 맡고 있는 최재원팀장은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수출이 활성화하면 2,3년내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엔젤투자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으나 돈이 부족한 창업초기 벤처기업에 자금이나 경영지원을 해주는 개인투자가를 일컫는 말.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엔젤투자가들의 모임인 엔젤그룹의 활약이 활발해지고 있다.

97년5월 서울의 무한엔젤클럽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 충북 등에도 엔젤클럽이 생겼고 2월에는 회원 5백53명의 대형 엔젤모임인 서울엔젤클럽이 결성됐다. 지금까지 8백2명의 엔젤들이 총 19개 벤처기업에 1백10억원 가량을 투자했거나 투자의향을 밝힌 단계.

아직은 대부분이 창업초기단계여서 투자이익을 거두진 못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벤처기업의 탄생을 꿈꾸며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는 엔젤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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