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같은 해태그룹-유업, 무리한 확장-소극경영탓 부도

입력 1998-10-09 19:35수정 2009-09-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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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신드롬인가. 유업계 4위인 해태유업이 8일 부도처리됨에 따라 공교롭게도 ‘해태’이름을 사용해온 두 업체가 모두 쓰러지는 비운을 겪게 됐다.

해태그룹과 해태유업은 법적으로는 완전 독립된 업체지만 한 뿌리에서 시작해 같은 ‘이름’으로 사업해온 사이. 함께 태어나 함께 부도를 내는 기연까지 맺게 됐다. 두 회사 모두 창업자의 2세 경영체제에서 실패한 것도 닮았다.

두 회사의 인연은 해태그룹의 창업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태유업의 창업자인 민후식회장과 해태그룹 창업자인 박병규회장이 일제시대 제과공장에서 같이 일했던 인연으로 의기투합해 45년 오늘의 해태제과를 세웠다.

그후 89년 해태로부터 공식 분리하기까지 44년간 한솥밥을 먹어온 해태유업은 2000년 이후 ‘밀코’라는 새로운 회사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한창 진행하던 중이었다.

해태유업은 해태그룹이 부도로 쓰러진 지난해 11월 제2금융권으로부터 ‘억울한’ 자금회수를 당해 운영자금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어온게 부도의 큰 원인이라며 내심 해태를 원망하는 눈치. 이미 남남으로 독립했는데도 같은 상호 때문에 함께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태그룹의 서운한 감정도 만만치 않다. 잘 나가던 때는 해태이름을 등에 업고 무임승차를 즐기다가 막상 부도가 나자 해태그룹과 무관함을 선전하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지만 두회사의 경영스타일은 정반대. 해태그룹이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부도를 맞았다면 해태유업은 소극적 경영에 안주하다 경쟁력을 잃어 무너진 경우.

업계에서는 화의 신청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해태유업과 출자전환을 통해 기업회생에 주력하는 해태그룹이 ‘해태’의 이름을 어떻게 살릴지 주목하고 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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