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등 해외채권 발행시기 조절한다…9∼10월 예정

  • 입력 1998년 7월 30일 19시 32분


정부는 해외채권값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9∼10월에 집중돼 있는 공기업과 국책금융기관의 1백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도로공사 토지공사 등이 9∼10월에 한꺼번에 해외채권을 발행하면 한국물 해외채권값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이같은 대책을 수립했다.

재경부는 9∼10월 공기업과 국책금융기관이 발행을 계획하는 해외채권 규모를 약 1백억달러로 집계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10월경 고속도로공사를 위해 해외채권 10억달러 어치를 발행하고 △한국토지공사 5억달러 △산업은행 10억달러 △수출입은행 20억달러 △성업공사 15억∼20억달러 등이다.

현재 외평채 가산금리가 4월 발행당시 보다 0.75%∼0.90%포인트 상승하는 등 한국물 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1백억달러 어치의 채권이 쏟아져 나오면 한국물의 추가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해외채권 발행으로 달러가 한꺼번에 국내에 유입되면 달러공급이 크게 늘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가져오리라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도로공사에서 10억달러를 들여오면 원―달러 환율은 30∼50원 정도 급락할 수 있다”며 “해외채권 발행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외환시장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최근 도로공사에 해외채권 시기를 조정할 것을 요청했으며 국공채수익률(11%)과 해외채권발행금리(9.6∼9.8%) 격차가 줄고 있어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행 외국환관리규정을 개정, 해외채권 발행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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