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검은돈」적발, 英교포과학자가 일등공신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8분


자연개발분야를 전공한 교포과학자의 나라사랑이 스위스은행에 숨겨진 수천만달러의 검은 돈을 찾아냈다.

10여년 전 영국으로 유학간 P씨(40)는 6월 영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한보가 설립한 동아시아가스㈜가 보유한 러시아의 루시아석유회사 주식 27.5%중 20%를 영국석유(BP)회사가 사들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2000년대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P씨는 남은 7.5%의 주식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나섰다.

수소문 끝에 동아시아가스측이 8천만달러는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루시아석유 주식 9백만주를 2천5백만달러라는 헐값에 판 사실을 알아낸 P씨는 주영대사관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주영대사관은 즉시 외교통상부에 보고했고 검찰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철옹성으로 알려진 스위스은행의 비자금계좌에서 3천3백만달러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린 것.

P씨는 “러시아 천연가스개발사업은 한국과 영국만 사업권을 갖고 있으며 일본 중국에서도 탐내는 중요사업”이라며 “현재 사업의 주체를 한보에서 자금력을 갖춘 석유개발공사나 가스공사 등 정부기관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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