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그룹 구조조정안]그룹 해체…단일회사 체제로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한일그룹이 주력사인 한일합섬과 국제상사를 1개사로 합병, 그룹을 사실상 해체키로 했다.

한일은 15일 김중원(金重源)그룹회장이 서울 용산의 국제빌딩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개 계열사 중 2개사만 남기고 나머지는 그룹소유 부동산과 함께 모두 매각, 핵심사업위주의 단일 기업체제로 운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일은 2001년까지 현재 6개 계열사 중 한일합섬과 국제상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와 국제빌딩사옥 등 보유 부동산을 모두 팔아 총 6억달러규모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김회장 자신이 갖고 있는 한일리조트지분(2백50억원)과 개인사재(2백15억원)를 더해 총 1조1천억원을 조성, 현재 차입금 1조7천9백억원을 7천5백억원 수준으로 낮춰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일은 미국 투자회사인 아메리칸 홀딩사에 계열사인 신남개발(부산 하얏트호텔)과 남주개발(제주 하얏트호텔)을 1억2천6백만달러(1천7백억원)에 매각, 7월초에 경영권을 인계한다고 밝혔다.

한일합섬과 국제상사가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을 완료하면 한일은 △아크릴섬유 △패션 △스포츠브랜드 △건설 △무역의 5개 핵심사업부문으로 구성된 총 자산 2조2천억원 규모의 단일기업으로 출범하게 된다.

한일측은 양사의 자본금이나 부채규모 주식가격이 비슷해 합병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은 이번 구조조정계획이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사의 자문을 받아 마련됐으며 이 회사의 중개로 국제투자은행을 통한 추가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56년 경남모직을 모태로 출발한 한일그룹은 86년 국제상사를 인수하면서 기업규모가 크게 늘어나 한때 재계순위 15위로 뛰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방만한 경영으로 IMF이후 그룹전체의 결손금이 누적되고 과다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경영상태가 크게 악화돼 올해 30대 재벌그룹에서 탈락했다. 결국 이번 구조조정으로 한일은 그룹해체의 운명을 맞게 됐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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