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재벌그룹 「분해」잇따라…핵심사업위주 재편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재벌그룹이 잇따라 ‘분해’되고 있다.

15일 한일그룹이 그룹해체를 선언했으며 이에 앞서 효성 동아 한라 해태그룹이 사실상 그룹체제에 막을 내렸다. 문어발 확장을 계속해온 재벌들이 몸통을 살리기 위해 팔다리를 잘라내고 있는 것.

이중 효성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이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효성은 전체 매출액의 90%를 차지하는 효성T&C 효성생활건강 효성중공업 효성물산 등 4개사를 1개사로 통폐합한다. 효성그룹 18개 계열사가 1개의 계열사로 통폐합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4개사 통폐합을 통해 인력과 간접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방침.

또 효성중공업의 주력사업인 중전기와 기계사업부문을 매각, 효성그룹을 화섬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최원석(崔元碩)회장의 경영권마저 박탈당한 동아그룹은 동아건설 회생을 위해 알짜 계열사인 대한통운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고병우(高炳佑)회장이 “억지로 대한통운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대한통운 매각방침을 부인했지만 그룹 관계자들은 매각대금을 올리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으로 해석.

한라그룹은 미국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전문회사인 로스차일드사가 연결해준 벌처펀드(부실기업을 인수, 회생시킨뒤 매각해 이익을 거두는 투자기금)를 활용, 그룹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

해태그룹도 해태타이거즈와 해태상사만 남기고 주력기업인 해태제과 음료유통 등을 모두 해외에 내다판다. 그동안 재벌들이 세(勢)과시를 위해 지속해온 외형부풀리기 경쟁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종말을 맞고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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