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綜金 비자금30억 로비확인…이경식씨 17일 소환

  • 입력 1998년 4월 17일 06시 51분


김영삼(金泳三)정부 경제 실정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명재·李明載검사장)는 16일 한화 한솔 경남 청솔 등 13개 종합금융사가 종금사별로 2억∼3억원씩 모두 30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 조직적인 로비를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 종금사의 회계장부를 확보해 사용처가 불분명한 항목을 정밀 검토,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비자금 규모 및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종금사 담당자로부터 외자(外資)를 도입하거나 새 금융상품을 인가받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옛 재정경제원 관료 10여명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비자금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유입됐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날 2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전한화종금 대표 정희무(鄭熙武)씨와 종금협회 주병국(朱炳國)회장을 소환, 로비사실을확인했다.정씨는옛재경원 간부들에게 로비를 한 사실은 시인했으나 정치인에게 뇌물을 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종금사 임직원들이 재경원관료를 만나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30개 전 종금사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외환위기와 관련, 이날 한국은행 최연종(崔然宗)전부총재를 소환 조사했으며 17일에는 한국은행 이경식(李經植)전총재를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전총재를 상대로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이 한국은행의 15차례에 걸친 외환위기 경고를 무시한 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과 관련, 이날 한솔PCS와 LG텔레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또 LG텔레콤이 정장호(鄭壯晧)부회장의 부인이 경영하는 부동산 임대업체 ‘마루산업’에 일부 회계장부를 옮겨놓은 것을 확인, ‘마루산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압수했다.

<이호갑·조원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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