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고 국내기관은 팔고 『주식시장 안방 내줄라』

  • 입력 1998년 2월 15일 21시 01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사고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은 파는 추세가 석달째 계속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보험 증권 투자신탁회사들이 결산을 하는 3월말까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이 가지고 있던 우량주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 손에 들어가 주식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인들에게 완전히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금융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관투자가 매도〓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은 자금부족을 해소하고 자산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보유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최근 중도해약으로 몸살을 앓는 보험사들은 심각한 자금부족을 겪고 있다. 은행권이나 증권사의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다. 따라서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자산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올해중 보유주식 25%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주가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 계속 주식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은행들도 대체로 보유주식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매도세가 꺾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유주식을 줄여나가는 계획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입〓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는 11일 이후 다소 주춤해지는 추세. 이로 인해 종합주가지수는 14일 500선 밑인 484.12까지 내려갔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지난 1월중 10억달러가 유입됐으며 2∼12월중 26억달러가 더 들어오는 등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한국 경제가 원만히 회복세를 타게 되면 올 한해 동안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입액은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대부분 우량주가 외국인들 손에 넘어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걱정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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