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委 합의]근로자엔 毒이자 藥…해고도 취업도 쉬워

  • 입력 1998년 1월 14일 20시 07분


정리해고 근로자파견 등 노동시장개혁조치가 본격화하면 노동자들은 쉽게 해고당하는 불이익과 함께 재취업이 수월해지는 기회를 동시에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계약직 임시직 근로자들이 늘면서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업적급 체제가 정착할 전망이다. ▼해고가 또다른 취업으로〓정리해고가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조치라는 점은 상식. 그러나 현행 종신고용 형태의 경직적인 노동시장에 일정 사업, 일정 기간에 대해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파견근로자제가 도입되면 취업기회 자체는 넓어질 수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종신고용이라는 부담 없이 필요한 경우 고용을 신축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여 재취업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실적에 따른 임금〓‘취업→해고→재취업’이 빈번해진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생계를 불안케 하는 요인. 임시직 근로자에게 현저하게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현행체계에서는 불안감이 더 크다. 어느 직장이든 동일시간 동일강도의 노동을 했을 경우 임시직 여부와 무관하게 같은 임금이 보장된다면 파견근로자가 저임금으로 고생할 가능성은 적어진다. 파견 및 임시직 근로자의 임금상승과 함께 경직적인 연공서열식 임금노동자의 임금하락이 동시에 진행돼 업적급 임금체계가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와 실업자 보호장치〓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함께 새롭게 대두하는 고용형태인 파견근로자 재택근무자 및 기존의 계약직 임시직 노동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파견근로자법 등 관련 법에 정규 근로자와의 차별금지,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적용규정 등이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고로 발생하는 실업자에 대해 실업수당 및 보험혜택을 늘리고 재취업을 위한 직업교육과 취업알선 기관도 대폭 확충될 전망이다. ▼노조영향력 약화〓노동자들이 직장의 입사와 퇴사가 빈번해지고 임시직 근로자들이 늘면 노조를 통한 노동자들의 결속력은 크게 약화할 전망이다. 노동계에서는 노동자들이 고용문제와 관련, 경영에 일정한 참여를 보장하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보다는 노사의 공감대 속에서 고용이나 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부문도 변해야〓공무원 신분보장이라는 경직적인 고용형태와 업무량이나 능력을 무시한 호봉승급식 임금체계로는 경쟁력있는 공무원이 생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공부문을 과감히 민간에 이양하면서 공무원 인력구조를 슬림화하고 능력있는 외부전문가를 발탁하며 실적급 임금체계를 통해 침체된 조직에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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