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처리와 관련, 출자전환을 통해 기아자동차의 제1대주주로 떠오를 산업은행은 정부를 대신해 이 그룹의 김선홍(金善弘)회장체제를 무너뜨리는 선봉에 나선 셈이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출자한 은행으로 시중은행과 달리 「국가기간산업에 투자활동을 해야 한다」는 법적인 근거가 있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는데 걸림돌이 없는 은행이어서 선택된 것같다.
산업은행은 이미 국정교과서 대우중공업 한국중공업 원진레이온 한국종합화학 효성중공업 등에 대한 대출금의 일부를 출자로 전환해 해당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정상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은행이 기아자동차에 대한 대출금 4천3백억원을 송두리째 출자로 전환할 경우 이는 전례없이 큰 출자일 뿐 아니라 기아자동차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출자전환은 곧 해당기업의 증자를 뜻한다.현재 납입자본금이 3천7백억원인 기아차의 수권자본금(늘릴 수 있는 자본금한도)이 7천5백억원에 불과,수권자본금 규모를 늘려야만 절대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