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가까스로 부도모면…정부 개입한듯

쌍방울그룹의 모기업인 쌍방울이 10일 1천만달러(약 90억2천만원)의 해외채무를 갚지 못해 최종 부도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이를 모면했다. 그룹측은 이날 오후 『쌍방울이 자금부족으로 최종부도가 불가피하며 화의와 법정관리 가운데 한가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까지 밝혔으나 오후 늦게 채권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측이 지급요청을 철회해 부도처리를 피했다. 외국계은행이 이처럼 어음을 지급요구했다가 회수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금융계에선 중견그룹들의 부도사태가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BOA의 어음회수 연락 직전엔 정부당국이 쌍방울의 부도를 막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등의 소문도 금융계에 나돌았다. 쌍방울은 9일 BOA 서울지점이 지급요구한 견질어음을 결제하지 못한 데 이어 10일 오후까지도 이를 못막았다. 지급요구를 계속하던 BOA 서울지점은 그러나 이날 오후 4시반경 긴급회의를 열고 『착오로 견질어음을 지급요구했다』면서 『지급요청을 철회한다』고 쌍방울 측에 통보했다. 이 때문에 쌍방울개발(무주리조트) 등 함께 부도위기에 처한 쌍방울의 전체 16개 계열사가 모두 위기에서 벗어났고 쌍방울은 1차부도도 내지 않은 것으로 처리됐다. 쌍방울이 이날 부도는 일단 막았으나 앞으로 필요자금을 제때 조달해 자금위기에서 벗어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쌍방울그룹은 올해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르면서 들인 2천8백73억원의 자금을 대부분 단기자금으로 충당하는 등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어 왔으나 이날 BOA측의 지급요청 철회로 인해 회생의 전기를 마련케 됐다. 그룹측은 야구단과 익산골프장 등을 매각하고 회원권 수입 등을 통해 4천2백억원의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