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철학을 품지 않은 역사는 없다

  • 동아일보

◇답은 언제나 서양 철학/황헌 지음/312쪽·1만9000원·시공사


소크라테스가 ‘무지(無知)의 지(知)’를 강조하게 된 건 델포이 신전에서 “이 세상에 소크라테스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는 신탁(神託)이 나온 게 계기가 됐다.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소크라테스는 수많은 사람을 찾아다니며 자신보다 더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해 신탁의 무게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깨달은 건 이 세상에 정말 현명한 사람이 없다는 것과 적어도 소크라테스 자신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서양 철학과 함께 그 철학이 태어나고 발전한 역사적 배경을 함께 서술한 교양서다.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혐의를 쓰고 죽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책에 따르면 앞서 전쟁에서 패한 아테네는 강제로 민주제를 포기하고 스파르타의 30인 참주제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제자 가운데 참주로 활동한 인물이 있었다. 민주제가 회복되면서 소크라테스에겐 배신자라는 오명이 붙은 것이다.

서양 철학의 흐름을 대중 독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한 점이 눈에 띈다. “(데카르트로 인해) 중세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힘을 발휘하던 스콜라 철학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이 가능해졌다. 또한 기존 상식과 전통, 오랜 시간 인정받아온 지식조차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이 필요하고, 의심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알려주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저자는 “역사를 품지 않은 철학은 없다. 철학을 품지 않은 역사도 없다”고 했다.

#소크라테스#무지의 지#신탁#델포이 신전#서양 철학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