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건양대학교 교수의 신간 ‘사진과 기록으로 복원한 개성의 홍삼공장 이야기’가 출간됐다.
해당 도서는 홍삼이 조선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개성이 그 생산의 중심지였지만, 정작 ‘홍삼공장’을 정면으로 다룬 책은 드물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책은 200여 년 전부터 경기도 개성에 자리 잡았던 홍삼공장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사진과 문서 기록으로 복원한다. ‘유통’ 중심 연구로는 남기기 어려웠던 생산 현장의 흔적을 따라가며, 공장이 어떤 형태로 운영됐고 무엇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홍삼을 생산했는지 시간의 결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대한제국 시기 홍삼공장은 땔감 분화 방식으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홍삼은 식민 권력의 재정 구상 속에서 경제적 수익의 수단으로 재배치된다. 원료-생산-판매의 전매 3대 축을 갖추기 위해 공장을 신축하고 기계식 스팀 방식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은, 저자가 짚는 ‘투자를 통한 수탈’의 전형으로 읽힌다.
그러나 개성은 6·25 이후 북한의 땅이 됐고, 홍삼공장 역시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책은 그 공백 위에서 대한민국의 홍삼 산업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듯 다시 출발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함께 정리한다.
저자는 “2028년에 인삼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이 2026년부터 본격화되는 상황”이라며 “이 책이 고려인삼의 문화적 맥락을 되살려 남북을 잇는 가교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이야기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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