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전통 공예와 현대적 디자인이 융합된 프리미엄 브랜드 ‘통영메이드(Tongyeong Made)’가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장인의 숙련 기술과 디자이너의 창의적 기획을 결합해, 통영 공예의 유산적 가치를 현대 생활에 맞게 재창조하고 실용적 활용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된 통영시는 ‘예술의 가치를 더하다, 크리에이티브 통영’을 슬로건으로 삼아 향후 3년간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핵심 축으로는 ▲음악 창의도시 2.0 ▲통영 12크래프트 ▲100개의 예술여행이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영의 공예는 오랜 시간 그 이름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 역할을 해왔다. 통영 자개는 여인들이 소망하던 귀한 규방 물품으로, 통영 소목 가구는 선비들이 계를 모아 마련할 만큼 높은 위상을 지녔었다. 오늘날의 럭셔리 브랜드에 비견될 정도로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던 셈이다.
2025년 시작된 ‘통영메이드’ 프로젝트에는 나전·누비 분야 장인 8인과 제품 개발 전문가 디자이너 3인이 참여했다. 나전 분야에는 국가무형유산 나전장 보유자 박재성, 장철영 장인을 비롯해 김규수, 김성안 장인이 참여했으며, 누비 분야에는 박진숙, 박희진, 이유영, 조성연 장인이 함께했다. 여기에 길우경(twl 공동대표), 김주일(디자인주 아트디렉터), 김현지(원이어퍼포먼스 대표)가 디자이너로 합류해 현대적 미감을 더했다.
김주일 디자이너는 “전통 나전 문양과 현대적 패턴을 융합해 유산 속에 잠들어 있던 디자인을 새롭게 부활시킨 작업”이라며,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난 문양과 색채가 현대인의 일상에 스며들도록 재탄생시켰음을 강조했다.
길우경 디자이너와 협업한 조성연 장인은 다수의 샘플 제작 과정을 거치며 디자인적 완성도는 물론, 내구성과 사용 편의성까지 세밀히 검토했다. 이음새와 마감 처리에 공을 들여 일상 속에서 오래도록 활용될 수 있는 제품을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에 개발된 총 26종의 공예 상품은 ‘통영메이드’ 브랜드 전용 패키지와 함께 2026년부터 전국 주요 공예 유통처에 입점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통영 공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유통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관한 (재)통영문화재단 통영문화도시센터는 “전통 공예가 단순히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 쓰임새로 진화해 미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통영메이드’는 나전과 누비라는 통영의 상징적 공예 기술을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역사적 가치가 현대 생활 속에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통과 혁신의 융합을 통해 문화도시 통영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지역 공예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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