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불과 재’ 오늘 세계 최초로 韓서 개봉
흩어지는 재 하나도 정교하게 구현… ‘비주얼 어트랙션’ 선구자 다시 입증
부족 총동원 웅장한 전투신 압권… 주인공 세대교체-가족 서사 완결
3시간17분 긴 러닝타임에도 몰입감
예매관객 49만명… 연말 흥행 기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명불허전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명불허전.’
17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는 이 한마디로 가름할 수 있다. 2022년 2편 ‘아바타: 물의 길’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는 기술과 상상력의 정점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흩어지는 재 하나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낸 ‘비주얼 어트랙션’의 선구자임을 다시금 증명한다. 3시간 17분이라는 장대한 러닝타임에도 관객을 끝까지 붙잡아두며,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영화 속 모든 사건의 시작에는 인간이면서 나비족의 일원인 스파이더(잭 챔피언)가 있다. 스파이더가 마스크 없이도 판도라 행성에서 호흡이 가능해지자, 이를 알게 된 지구인 집단 ‘RDA’의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이 재침투에 나선다. 쿼리치 대령은 판도라 공략의 열쇠를 쥔 스파이더와 인간의 배신자로 불리는 제이크(샘 워딩턴)를 데려오기 위해 ‘재의 부족’과 손을 잡는다.
줄거리에서 대략 유추할 수 있듯, ‘아바타: 불과 재’는 크게 3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인간 대 자연’ 구도를 벗어났다. 이 판도를 바꾼 건 ‘재의 부족’ 망콴족의 등장 덕이다.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하진 않지만, 망콴족은 화산 폭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부족이다. 판도라의 어머니 ‘에이와’에게 적개심을 품은 지 오래. 이들은 전작에서 소개된 ‘숲의 부족’ 나비족, ‘물의 부족’ 멧케이족과 한눈에 봐도 매우 다르다. 앙상한 잔해만 남은 곳에 터전을 잡고 다른 부족을 약탈하며 살아간다.
지구인과 망콴족의 동맹은 판도라의 방대함을 암시하는 신호탄이다. 이미 5편까지 계획돼 있는 ‘아바타’ 시리즈를 이끌어가야 하는 캐머런 감독 입장에선 세계관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테다.
둘째, 전투에 참여하는 주체가 많다 보니 그 스케일 또한 엄청 커졌다. 수중 비주얼에 집중했던 ‘아바타: 물의 길’이 아쉬웠던 관객이라면, 이번 3편은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영화는 시작부터 망콴족과의 작은 전투들을 발판 삼아 인간과 나비족, 멧케이족, 망콴족 등이 총동원되는 클라이맥스 전투로 나아간다. 이때 물과 불, 인간과 자연 등 다각도의 대조를 통해 구현해 낸 전투 방식과 스케일은 1, 2편을 뛰어넘을 정도로 웅장하다.
마지막으로 ‘아바타: 불과 재’는 주인공들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선 두 작품이 제이크와 네이티리(조이 살다나)의 시점에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차남 로아크(브리튼 돌턴)를 중심으로 키리(시거니 위버), 스파이더 등 그들의 아이들 시각에서 전개된다. 아이들 역시 각기 다른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면서, 전편에서 죽은 장남 네테이얌의 부재를 극복해간다.
이는 “‘아바타: 불과 재’는 가족 서사의 완결판”이라고 했던 캐머런 감독의 의도로 풀이된다. 원래 ‘아바타: 불과 재’는 ‘아바타: 물의 길’과 한 편으로 기획됐던 영화였다. 실제로도 한꺼번에 촬영했다. 그러나 한 가족의 여정을 전하고자 했던 감독이 스토리를 2개 영화로 나누길 원했다. 결국 제작사에 “20억 달러(약 2조9500억 원)를 두 차례 벌게 해주겠다”고 설득한 끝에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아바타: 불과 재’가 올해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은다. 아바타 1, 2편은 각각 개봉 3주 차, 2주 차에 관객 수 6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 2위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좀비딸’ 모두 560만 명대. ‘아바타: 불과 재’가 연말 성수기 기세를 타고 선전하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 개봉을 하루 앞둔 16일 현재 예매 관객 수는 49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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