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호흡 맞추는 음악 절친, 시간을 연주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5일 03시 00분


바이올린 김영욱-피아노 김다솔
내달 1일 ‘시간의 조각’ 듀오무대

다음 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 ‘시간의 조각’을 여는 1989년생 동갑내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왼쪽)과 피아니스트 김다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다음 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 ‘시간의 조각’을 여는 1989년생 동갑내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왼쪽)과 피아니스트 김다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피아니스트 김다솔.

36세 동갑내기 벗이 8년 만에 함께 무대를 만든다. 다음 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듀오 리사이틀 ‘시간의 조각’에서다.

두 연주자는 23일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영욱 교수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0대 시절부터 같은 길을 바라보고 서로 응원하며 성장해 왔다”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오랜 음악적 동료로서의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989년생 부산 출신인 김영욱과 김다솔은 중학생 시절 한예종 예비학교(현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처음 알게 됐다. 이후 독일 유학 시절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음악적 동료로 성장했다. 2012년 첫 듀오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2014년, 2017년 등 꾸준히 듀오 무대를 열었다. 이후 각자 바쁘게 활동하다가 8년 만에야 다시 듀오 무대를 갖게 됐다. 김영욱은 ‘한국 대표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멤버로도 음악 팬들에게 익숙하다. 김다솔도 2017∼2021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등 개인적으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리사이틀의 제목 ‘시간의 조각’은 특정 주제를 염두에 두고 정한 것이 아니다. 각자 음악 인생에서 하고 싶었던 곡들을 모으며 자연스럽게 붙인 이름이다. 김영욱은 “특정한 주제로 묶기보다는 8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곡, 음악 인생에서 하고 싶었던 곡들을 넣으면서 시간에 의미를 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곡이지만 바로크 시대를 오마주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모음곡’으로 시작해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2번, 풀랑크의 소나타,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1번으로 이어진다. 네 곡 모두 두 연주자가 “이건 언제 하지?”라며 오랜 시간 만지작거린 곡들이다. “작품들의 색깔이 분명해 의식의 흐름처럼 음악이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라는 김다솔의 말처럼 관객에게 다채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로의 음악적 호흡에 대해 두 사람은 “연습 중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했다. 김영욱은 “처음부터 서로의 연주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채곤 했다”고 말했다. 김다솔도 “늘 연주 전에 서로의 연주를 들으며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첫 듀오 무대 이후로는 의심의 여지 없이 계속 함께 연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각자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둘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무대에서의 성숙함도 더해졌다고 말했다. 김영욱은 2022년부터 한예종 교수로 활동해 왔고, 김다솔은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교수를 지낸 뒤 올해 1학기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다음 달 1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3일 부산문화회관과 11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으로 이어진다. 두 연주자는 “앞으로도 함께 더 많은 작품을 다루면서 오래오래 음악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피아니스트#듀오 리사이틀#현대곡#시간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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