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인기에 대본집도 베스트셀러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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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집 사고 싶다. 제발 팔아주세요.’

‘(대본비교영상을) 하도 많이 봐서 대사를 다 외울 지경이에요.’

지난달 25일 종영한 드라마 ‘그 해 우리는’(SBS)의 대본비교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SBS는 드라마 속 장면 아래 대본이 흘러가도록 편집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특히 학창시절 이별한 주인공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가 10년 만에 재회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6화 엔딩의 대본비교영상에 쏟아진 반응은 뜨거웠다. ‘다시 만났으면 잘 지냈냐고. 힘들진 않았냐고. 나는 좀 많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잖아… 어떻게 지냈어. 말해봐. 어떻게 지냈어 너’라고 말하는 최웅의 대사와, ‘우리가 헤어진 건, 다 내 오만이었어. 너 없이 살 수 있을 거라는 내 오만’이라는 연수의 내레이션이 겹쳐진 장면이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9만 회를 넘었고, ‘대본집을 내 달라’는 등 38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본비교영상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그 해 우리는의 대본집 판매량에서 입증됐다. 지난달 12일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다 그 해 우리는 대본집 1·2는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출간 직후인 1월 셋째 주에는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주간 베스트셀러 1, 2위를 차지했다. SBS 관계자는 “그 해 우리는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대사가 좋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아 직접 대본과 비교할 수 있도록 영상을 올렸다. 대본비교영상에의 관심이 대본집의 인기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드라마 대본집 시장이 커짐에 따라 방송사, 출판사는 드라마 팬들을 대본집으로까지 유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출판사는 드라마의 특성을 살린 대본집 굿즈(상품) 제작에 집중한다. 그 해 우리는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 최웅과 연수의 풋풋했던 연애 시절이 주된 배경인 점을 살려 두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명찰을 굿즈로 제작했다. 그 해 우리는의 출판사인 김영사 관계자는 “대본집은 드라마 팬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해 커버나 굿즈를 더 예쁘게 만드는데 최근 더 심혈을 기울인다”며 “그 해 우리는의 명찰 굿즈는 전부 소진됐고, 해외에서 판권 문의를 할 때 굿즈도 같이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출판사와 방송사에서 대본집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대본집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스24에 따르면 2019년~2020년 대비 2021년~2022 초 국내 TV 드라마 대본집 판매량은 46.3% 증가했다. 지난달 종영한 ‘옷소매 붉은 끝동’(MBC)도 예스24와 알라딘에서 1월 넷째주 기준 각각 베스트셀러 2, 8위에 올랐다. 예스24의 김유리 에세이·예술 MD는 “그 해 우리는 팬들의 경우 소장본 개념으로 대본집을 2~3권씩 중복 구매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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