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열풍 잇는다…K-힙합과 민요로 세계 홀려

김기윤기자 입력 2021-09-14 14:51수정 2021-09-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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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듬이 또 한 번 세계를 뒤흔든다. 지난해 밴드 이날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협업한 ‘범 내려온다’ 열풍에 이어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의 두 번째 시리즈가 세계인을 ‘힙한’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 부산·통영, 대구, 서산, 순천, 강릉·양양, 경주·안동을 비춘 시즌2의 8개 영상은 각각 1분 30초~2분 내외. 이 짧고 강력한 영상들은 3일 게재된 후 약 열흘 만에 평균 조회수 700만 회를 기록 중이다. 가장 인기를 끈 ‘머드맥스’ 서산 편은 14일 기준 무려 850만 회. 함축적으로 표현한 도시별 특징을 영상미 넘치는 화면, 세련된 음악과 함께 버무렸다. 작위적인 모습보단 자연스러운 도시의 속살을 담아내며 국내외서 호평 받고 있다. 당초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개설된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의 한국 구독자 비율도 약 31%까지 불어났다. 이 ‘세련된 국뽕’에 모두가 환호하는 이유는 뭘까.

●“이거 뮤직비디오야?” 빼어난 영상 속 K-힙합과 민요

시즌2 영상의 첫 번째 인기요인은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빼어난 영상미와 음악으로 꼽힌다. ‘머드맥스’를 연출한 서산 편에서 경운기 수십 대가 갯벌을 질주하는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경주 편에서는 어슴푸레한 새벽녘의 모습을, 순천 편에선 정겨운 시골의 모습, 서울 편에선 도시의 세련된 감성을 미학적으로 담아냈다. 하회탈, 호미, 한복, 막걸리, 인삼 등 한국을 상징하는 전통 음식, 소재도 틈틈이 등장한다. 빼어난 영상미는 이현행, 정용준 감독 등의 손길을 거쳤다.

케이팝 열풍을 주도하는 장르 중 하나인 ‘K-힙합’도 톡톡히 역할을 한다. 지난해 ‘범 내려온다’ 속 판소리가 ‘조선의 힙합’으로 불린 점에 착안, 본격적으로 한국 힙합과 민요를 섞었다. 유명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 AOMG의 아티스트들이 ‘사랑가’ ‘아리랑’ ‘쾌지나칭칭나네’ ‘옹헤야’ 등 민요를 힙합과 버무렸다. 영상 제작 전 미리 음원을 완성한 뒤 촬영 현장에서 아티스트, 제작진이 이를 수없이 반복재생하며 곡에 어울리는 장면들을 담았다. 영상의 오리지널 음원은 이달 17일 별도로 음원사이트서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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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뿌리와 현재, 아름다운 신구(新舊) 조화
이번 시리즈선 유독 어르신, 노년세대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삶의 터전인 갯벌, 밭, 전통시장, 마을 어귀에서 한결같이 생업을 영위하는 이들의 모습은 진한 울림을 준다. 젊음, 속도, 역동성, 화려함만을 내세운 여느 한국 홍보 영상과 차별적이다.

한 시청자는 “오늘날 역동적인 한국의 이미지 뒤엔 뿌리처럼 한국을 지탱하는 노년층이 있다. 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러우면서 세련되게 담아 울컥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일 지나던 탑골공원 근처 어르신들의 모습도 한국의 멋이 될 수 있다니 신선하다”는 댓글도 있다. 외국인 구독자들도 “한국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겹고 따뜻하다”며 호응했다.

세계가 흔히 떠올리는 ‘젊은 한국’의 모습은 아티스트, 군무, 화려한 야경, 바쁜 거리 모습 등으로 표현됐다. 한국관광공사도 이번 시리즈가 한국 홍보라는 목표 외에도 ‘세대 간 통합’이라는 부가적 목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시별 하나씩만, 로컬 브랜딩
영상을 보고 나면 도시별로 하나의 강력한 이미지가 남는다. 보여주고픈 관광지를 마구잡이로 욱여넣기보단 하나의 키워드만 남기는 ‘로컬 브랜딩’ 전략이 먹혔다. ‘서산은 갯벌’ ‘순천은 한국적 시골’, ‘경주는 문화유적’ ‘양양은 서핑’이 대표적이다.

이를 보여주는 방식도 조금 다르다. 한 도시의 여러 면모를 라이프스타일, 골목,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작위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머릿속에서 남기만 한다면 관광지 정보는 다른 곳에도 얼마든 널려있다. 잊히지 않는 영상이 우선”이라는 게 오충섭 한국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장의 설명이다.

김기윤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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