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예능 위협하는 ‘거물 유튜버들’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3-02 03:00수정 2021-03-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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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차용해 예능 채널 만들어 수억 원 상금 걸고 심리 게임
카레이싱 도전기 담은 ‘웹예능’
극장판으로 제작돼 영화관 상영
유튜버 ‘에이전트H’가 카레이싱 도전기를 담은 웹예능 ‘영광의 레이서’의 한 장면. 그는 유튜브 채널 ‘가짜사나이’에서 교관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캡처
“게임 일수 14일. 상금 4억8104만 원. 당신은 얼마를 벌어서 나갈 수 있습니까?”

참가자 8명이 아무것도 없는 방에 갇힌다. 이들은 버튼을 눌러 물건을 살 수 있다. 다만 시중 가격의 100배. 2000원짜리 커피라면 이곳에선 20만 원을 내야 한다. 이렇게 8명이 2주간 쓴 돈은 상금 4억8104만 원에서 차감된다. 남은 돈을 8명이 공평하게 나눠 가지면 게임은 끝난다.

이 희한한 프로젝트는 두 달 전 유튜브 ‘진용진’ 채널에 올라온 참가자 모집공고다. 구독자 208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진용진 씨(29)는 웹툰 ‘머니게임’의 룰을 자신의 채널에 적용했다. 촬영은 올 1월 1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진 씨는 이달 초부터 약 1시간짜리 영상을 5, 6회에 걸쳐 업로드할 예정이다.

대형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TV 예능 프로그램 스케일에 맞먹는 ‘웹 예능’이 제작되고 있다. 지난해 유명 유튜버 ‘피지컬 갤러리’의 ‘가짜사나이’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둔 뒤 생긴 트렌드다. 가짜사나이는 유튜버들이 해군 특수전전단 훈련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극장판으로 제작돼 지난달 27일 상영되기도 했다. 가짜사나이에서 교관으로 이름을 알린 유튜버 ‘에이전트H’는 카레이싱 도전기를 담은 ‘영광의 레이서’를 현대자동차와 함께 제작해 ‘미션 파서블’ 채널에 올렸다. 카레이싱 훈련부터 대회 출전까지 전 과정을 6개의 에피소드에 담았다. 이 영상에는 “영상미나 편집, 연출이 TV 프로그램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댓글이 잇달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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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각자의 개성이 웹 예능을 통해 극대화되기도 한다. 구독자 133만 명의 ‘승우아빠’ 채널은 믹스커피, 껌, 콜라 등 기존 공산품을 힘겹게 직접 만드는 ‘○○은 사드세요 제발’ 시리즈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가 새로 내놓은 웹 예능 ‘쇼미더오븐’은 토너먼트 형식의 요리 콘테스트. 16명의 요리 유튜버들이 대결을 펼친다. 셰프 에드워드 권, 개그우먼 김민경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차기 콘텐츠를 함께 만들 우승자를 뽑았다.

유튜버 간 협업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웹 예능 ‘체인지업(業)’에는 유튜버 ‘도티TV’ ‘Raon Lee’ ‘피식대학’ ‘진자림’ ‘HIPchillin현석’ 등이 힘을 모았다. 뮤지션과 크리에이터들이 서로의 일을 경험하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뮤지션 강남, 크라잉넛, 던밀스, 유키카, 미노이가 출연해 유튜버들과 5곡의 음원을 제작하고 비대면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유튜버 기획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 김태욱 선임 매니저는 “이제는 콘텐츠 경계가 유튜브에 한정되지 않고 영화나 케이블TV로도 진출할 수 있다”며 “채널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와 케이블에 동시 공개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지상파 예능#위협#유튜버#웹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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