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흑의 패싸움을 무시하는 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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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리
2국 10보(155∼172)

흑은 좌변에서 55로 패를 걸었다. A에 둬 그냥 백 두 점을 잡고 후수로 사는 것은 쉽게 지는 길로 판단한 것이다.

흑의 이런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백의 대응 역시 좋았다. 백 56으로 우하 뒷맛을 없애며 아예 패를 무시해버린 것. 백 56은 참고 1도 흑 1, 3을 방비한 것이다. 사실 좌변 패는 흑이 단번에 해소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여러 수를 들여도 백이 큰 피해를 보지 않는다.

알파고 리는 패싸움을 하지 않는 백에게 화가 난 것일까. 흑 57, 59, 61로 동분서주하며 응수를 묻는다. 하지만 흑 59는 백 60과 교환돼 명백한 손해인 데다 나머지 수도 공연히 팻감만 없앴다. 알파고 리는 내친김에 흑 63으로 패를 한 번 더 때려냈지만 알파고 제로는 역시 ‘무시’ 일변도다. 백 64로 하변을 파괴한 데 이어 72로 붙여 좌하귀도 정리하겠다고 나섰다. 수순 중 흑 67 대신 참고 2도 1, 3에 둬도 백 4, 6이면 아무 소득이 없다. 흑이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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