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와 만난 한국무용, 이보다 더 젊을 수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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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춘상’

국립무용단의 신작 ‘춘상’은 학교 졸업 파티에서 만난 ‘춘’과 ‘몽’이 첫눈에 반하고 부모의 반대로 갈등과 이별을 겪은 뒤 극적인 재회를 하는 이야기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의 신작 ‘춘상’은 학교 졸업 파티에서 만난 ‘춘’과 ‘몽’이 첫눈에 반하고 부모의 반대로 갈등과 이별을 겪은 뒤 극적인 재회를 하는 이야기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이 21∼24일 서울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으로 ‘춘상’을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춘상’ 시연은 그동안 알고 있던 한국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보다 현대적이고, 젊고, 대중적인 작품이다.

춘상은 고전소설인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이미 ‘묵향’, ‘향연’ 등으로 무용계에서 스타 연출가로 자리 잡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이번 작품을 연출했다.

“춘향전은 변 사또 때문에 춘향과 몽룡 두 주인공이 위기를 맞습니다. 요즘 멜로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가장 큰 적은 부모님이죠. 춘상은 사랑하는 연인이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고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오페라는 지금까지도 많은 연출가를 통해 계속 재해석되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요. 우리도 고전소설 등 클래식 작품들을 현대적으로 계속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정구호)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도 대중가요가 음악으로 사용됐다.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건축학개론’ 등에서 활동한 이지수 음악감독은 넬, 볼빨간사춘기, 아이유 등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가수들의 음악을 선택해 무용에 맞게 편곡했다.

“고전작품이 현대적으로 쉽고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중음악을 선택했습니다. 무용이 묻히지 않도록 너무 유명하지 않은 곡들을 편곡했는데 오히려 처음부터 작곡하는 것이 더 쉬울 뻔했습니다.”(이지수)

지금까지 국립무용단이 무대에 올린 작품 중 가장 젊은 작품이지만 안무는 2000년부터 9년간 국립무용단 단장을 맡은 배정혜(73)가 맡았다.

“한국무용은 보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굉장히 쉽게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젊은 음악을 선택했지만 작업을 하면서 속으로 ‘내 나이가 몇인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죠.”(배혜정)

이번 작품은 한국적 춤사위를 기본으로 하지만 탭댄스를 떠올리게 하는 복합적인 안무, 전통적인 오방색 대신 무채색의 현대적 의상, 오페라 뮤지컬처럼 입체감을 부여한 대형 세트로 젊은층을 한국무용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이 시대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예술을 하며 빠른 속도의 변화를 따라잡고 싶다”고 말했다. 2만∼7만 원. 02-2280-4114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무용#춘상#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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