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마을②] 쌍둥이 남근바위, 하나는 바다에 잠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6일 05시 45분


■ 음기가 심해져 스님 말씀 듣고 깨트려

● 남근바위 설화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창포마을엔 또 다른 설화가 구전되어 내려온다. ‘남근바위’ 이야기다.

바다로 돌출된 섬의 끝단에 긴 원통 모양의 작은 바위 하나가 서 있다. 과거 그 옆에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하나 더 있었다고 한다. 쌍둥이 남근바위였다. 남근바위가 서 있는 바다 건너편 마을에 어느 날부터 음기가 심해져 여인들의 바람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자 마을 사람들의 걱정이 커져갔다.

마을 사람들은 용하다는 한 스님을 찾아가 물었다. 스님은 “남근바위의 영향”이라며 “두 개의 남근바위 중 하나를 깨트려 바다에 잠기도록 하라”고 권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이 배를 타고 창포마을의 남근바위를 찾아 하나를 깨트렸고, 그 이후 마을 여인들의 음기가 약해졌다.

바다 건너 마을의 여인들을 유혹했던 남근바위는 쉽게 접근할 수 없다. 해안 절벽 앞에 조그맣게 서 있기 때문이다. 배를 이용해야 볼 수 있다.

나로도 해안에는 남근바위와 함께 볼 만한 바위들이 많다. 나로도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해상유람 관광 코스를 이용하면 나로도 일대 해안을 돌면서 여러 바위들을 볼 수 있다. 나로도항을 출발해 사랑바위, 부채바위, 곡두여, 카멜레온 바위, 사자바위, 용굴(쌍굴), 부처바위, 나로우주센터, 남근바위, 상목수림을 거쳐 다시 나로도항에 도착하는 경로다.

고흥(전남)|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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