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음반사 ECM레코드, 앨범 표지에 ‘한강 야경’ 담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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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재즈 음반사 ECM레코드의 음반 표지에 서울 한강과 한남대교의 야경이 담긴다.

ECM의 국내유통사 씨앤엘뮤직에 따르면 알제리 출신 베이시스트 미셸 베니타가 15일 세계 동시 발매하는 새 앨범 ‘River Silver’(강의 은빛)에 한국인 안웅철 사진작가가 촬영한 한강의 모습이 담긴다. 클래식으로 치면 도이체그라모폰의 앨범 표지에 한강 사진이 실리는 것과 비슷한 쾌거라는 게 음악계 반응이다. ECM은 음악뿐 아니라 표지의 예술성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한강 사진 채택은 ECM 대표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씨앤엘뮤직 측은 “베니타의 신작 대표곡 제목이 ‘River Silver’인 데다 일본 전통악기 고토 연주자가 참여해 음악에 동양적인 색채가 풍기는 것도 이번 표지 선택의 이유로 분석된다”고 했다. 안 작가는 “사진은 2007년 서울 반포 쪽 한강둔치에서 한남대교 북단을 바라보고 촬영한 컷”이라며 “번져서 표현된 한남대교의 불빛들 위로 솟아있는 검은 형체는 용산구 한남동 부촌이 자리한 언덕”이라고 했다.

안 작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ECM에 표지용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수백 명의 사진가가 매년 ECM에 사진을 보내지만 아이허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춘 사진가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의 사진이 ECM 음반에 실린 것은 2013년 정명훈 피아노 소품집에 담은 경남 창녕 우포늪 풍경을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안 작가는 쌍용그룹 홍보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1994년 전문 사진가의 길로 뛰어들었다. 지금껏 장필순, 조동진, 어떤날, 조동익, 민혜경, 황병기, 브라운아이즈(1집)의 사진촬영이나 표지 디자인을 맡았고 로저 워터스, 얀 가바렉, 바비 맥퍼린을 비롯해 300명 이상의 음악가를 사진기에 담아왔다. 그는 “ECM 음반에 내 사진이 쓰인 건 아티스트로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영광”이라며 “계속해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굴해 담고 싶다”고 했다. 6000장의 음반을 소장한 음악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다음달 18일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사진과 음악 얘기를 전하는 토크 콘서트도 연다. 02-3019-7500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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