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 사수는 옛말”…드라마 시장 IPTV VOD 전성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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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본방사수’는 옛말?

실시간 TV 시청이 줄고 VOD 등을 통해 ‘몰아보기’를 하는 등 시청 문화가 급변하자 드라마 제작사들이 실시간 방송을 고집하지 않고 VOD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겨냥해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베르디미디어는 국내 최초로 인터넷(IP)TV 전용 드라마 ‘여자전쟁’을 제작중이다. 이 드라마는 박인권의 만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섹시 코믹 미스터리물로 실시간 TV로는 방영되지 않고 이르면 8월부터 IPTV VOD 등에서만 서비스된다.

베르디미디어는 SBS ‘야왕’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을 만든 중견 제작사. 윤영하 베르디미디어 대표는 “지상파와의 저작권 배분 협상도 만만치 않고 최근 일본 중국 등 해외 수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보려 한다”며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도 목표”라고 말했다. 통상 지상파가 갖는 VOD 매출을 제작사가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배경에는 VOD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지난해 KT올레TV의 VOD 등 유료콘텐츠 매출은 2013년 대비 30% 늘었다. 케이블TV 업체들이 공동 설립한 홈초이스는 VOD 사업에 집중한다는 취지로 아예 사명을 ‘케이블VOD’로 바꿨다. 지난해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개별 VOD 시청에서만 26억 원을 벌어들였다. VOD 월정액 가입자의 시청(500만 회)에서 발생한 수익까지 더하면 VOD 수익만 40억 원이 넘어 제작비(33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J E&M은 tvN 등 자체 채널 편성보다 VOD 등을 염두에 두고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뮤즈’와 드라마를 공동 제작하고 있다. 한국 남자 ‘우현’과 일본 여자 ‘하루카’가 첫사랑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빅뱅의 탑(최승현)과 ‘노다메 칸타빌레’ 등에 출연했던 우에노 주리가 주연이다. CJ E&M관계자는 “실시간 방송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외 온라인, 모바일 VOD 시장과 극장 개봉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웹페이지나 모바일 앱으로 볼 수 있는 ‘웹드라마’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수익 구조의 변화다. 웹드라마는 대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제품 등 홍보를 위해 투자한 제작비에 의존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웹드라마 전용관을 연 네이버는 지난해 말부터 인기가 높은 드라마의 경우 회당 300¤600원을 내고 보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김우빈 김유진 등이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연애세포’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어렵지만 상당한 매출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웹 드라마의 또 다른 주축은 아이돌그룹을 활용해 새로운 해외 수익 창출을 노리는 연예기획사다.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은 최근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를 공개했다. 이 드라마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등에서 라인 플랫폼과 네이버 TV캐스트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소속 갓세븐(GOT7)을 출연시킨 드라마 ‘드림나이트’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 투도우그룹이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KBS도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KBS는 지난달 웹드라마 포털을 개설하고 ‘간서치열전’ 등 9편을 제공하고 있다. 젊은 시청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KBS의 모바일 앱 ‘마이K’에 담을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해서다. KBS 관계자는 “7월경 4편을 추가할 예정인데 톱스타의 출연이 유력한 것도 있다”며 “웹드라마의 제작비는 10분짜리 6회 기준으로 편당 1억 5000만 원 가량이었지만 추가 4편은 편당 2억5000만 원 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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