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이론 말고 무대 뒷이야기를 편안하게 들려주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16시 16분


코멘트
“발레에 대한 이론 이야기 말고 김주원 김용걸 이원국 등 한솥밥을 먹었던 옛 국립발레단원들과 함께 무대 뒷이야기를 편안하게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최태지 국립발레단 명예 예술감독(56)이 14일 오전 11시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발레 토크쇼를 70분간 진행한다. 토크쇼 이름은 ‘모닝 톡톡톡 최태지, 발레를 톡하다’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첫 토크쇼에선 그가 국립발레단 단장 재임 당시 스타 발레리나로 활약한 김주원 성신여대 교수가 나와 로맨틱 발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14일 무대에선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원으로 활동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모던발레)가 함께 한다. 마지막 6월 무대엔 한국 발레에 남성 무용수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발레리노 이원국(클래식 발레)이 온다. 세 명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발레리노다.

최 전 단장은 “1997년부터 6년간 진행한 ‘해설이 있는 발레’의 경우 발레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좁히고 당시 떠오르는 신예였던 발레리나 김주원, 김지영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자리였다면, 이번 토크쇼는 ‘스타 발레리나, 발레리노의 숨겨진 과거,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해진 대본 없이 게스트와 거실에서 차 마시듯 수다 떠는 컨셉트라는 것.

그는 2월 토크쇼에서 김주원과의 추억을 공개했다. 김주원이 주니어시절 동아무용콩쿠르에 나갔을 때 최 전 단장이 대회장인 세종문화회관 안에 돗자리를 깔고 무용지도와 메이크업을 해준 얘기, 김주원이 러시아에서 유학한 뒤 너무 살이 쪄서 돌아왔는데 ‘해설이 있는 발레’를 하면서 살을 뺀 얘기 등을 나눴다.

과거엔 가슴에 담아뒀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1998년 국립발레단 입단한 주원이가 ‘해적’의 메도라 역으로 주인공에 데뷔했는데 무리한 연습 탓에 오른쪽 발등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었죠. 주원이가 울면서 ‘주사라도 맞고 무대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제가 매몰차게 ‘무용 계속하고 싶으면 집에 가서 쉬어라’라고 잘랐어요. 주원이가 이번 토크쇼 때 ‘그땐 원망스러웠지만, 이제 제자들을 가르쳐보니 스승의 마음을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두 번째, 세 번째 토크쇼의 게스트인 김용걸, 이원국의 의욕도 상당하다. 김용걸은 14일 무대에서 토크를 하면서 자신이 안무한 네 개의 발레 프로그램을 한예종 제자들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그 중 ‘메모리 오브(Memory of)’와 ‘레 무브방(Les mouvements)’은 처음 공개하는 초연작이다. 최 전 단장은 “용걸이와 원국이가 ‘요즘 몸 만들고 있다. 국립발레단 시절만큼 몸이 좋아졌다’며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감사하다”며 “옛 단원들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주니 헛살진 않았구나 싶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최 전 단장은 한국 발레 대중화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996년 37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립발레단장에 취임한 뒤 이듬해부터 ‘해설이 있는 발레’를 마련해 6년간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20여 편의 전막 발레 레퍼토리를 만들었다. 또 단원들을 해외 콩쿠르에 파견해 입상 기회를 제공했으며 국립발레단의 ‘스타마케팅’을 정착시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석 1만5000원. 031-828-584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